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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죽어서 자기가 가장 많이 쓴 언어의 무덤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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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추락하는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55회 작성일 17-10-14 10:17

본문

시인은 죽어서 자기가 가장 많이 쓴 언어의 무덤으로 간다

그래서 혜성이 스쳐 지나간 단 하루를 못 잊은 채 빼곡하다

저승엔 해와 달 안 뜨랴 주야장천 하늘 숭상하고

빛 하나 없는 밤 외로우랴 별을 노래하고

가는 길 삭막하랴 무지개 스케치하고

나비나 꾀이라 꽃도 따다 글씨에 물들인다

추우랴 숯 지펴 그을리고

더우랴 빗물 받아 적는다


언어의 무덤으로 간다고 꿈속에서 소곤거렸다

단 한마디 기다렸던 두근거림에 용기 주러 청춘을 쓰고

잃어버린 장난감은 어디로 갔을지 궁금해 동심을 쓰고

모든 죽어 간 것들 다시 만나러 낙엽을 쓴다, 깨끗하게.


가장 많이 쓴 언어의 무덤으로 간다

나는 심해어가 되고 싶어 주로 눈물을 쓴다, 물속에선 운 거 모르게

멀리 나는 새가 되고 싶어 주로 바람을 쓴다, 맺힌 반짝임 안 들키게


특히 내게 빼곡함은 바보로 죽는 걸 허락한 일이다

가장 밝은 별이 뜬 새벽, 혜성처럼 스쳐 지나간 사랑은 천 년에 한 번 온다

생애 오직 아름다운 아침 갠 날이었으니

그 단 하루를 못 잊은 채 쓰고 또 쓰고


마음이 쓰디썼다


그래도 난 천국을 건설 중이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0-16 10:21:40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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