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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브리튼의 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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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1회 작성일 22-05-25 01:35

본문

벤자민 브리튼의 화음 



벤자민 브리튼의 화음은 그가 

하얗게 얼굴에 분칠한 어릿광대의 무대에 올라가면서 시작되었다.

 

나무판대기로 덧댄 바닥은 삐그덕거렸으며 짧은 치마를 입은 

허밍버드가 1초에 날개를 24번 퍼덕거리며 허공에 멎어 있었다. 


벤자민 브리튼은 노(能)의 가면을 뒤집어썼다. 그리고 불타 오르는 계단을

하나 하나 천천히 올라갔다. 학살의 천사. 그는 열쇠구멍으로


예리한 칼날을 푹 쑤셔 넣어 네오 나치 비트겐슈타인의

목구멍에 구린 동전들을 쏟아붓는다. 그는 자기 손발에 불이 붙어 


그것이 얇고 투명한 천과 어머니께서 방금 전 앉아 계셨던 

무대를 활활 태우는 것을 본다. 홍염은 몸부림치지만

 

관객석에 앉은 사람들이 청록빛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더니 여기저기서 펑 펑 


폭죽소리를 내며 터졌다. 벤자민 브리튼은 피아노의 흰 건반과 

검은 건반을 뒤집어쓴다. 그의 화음은 이제 뜨거운 피를 쏟는다. 그는 이제 


꿈틀거리는 무대 위에 배를 깔고 엎드려  

목적 없이 죽어가기 시작한다. 머리 없는 아이가 그를 위해 


연극 대사를 읊는다. 벤자민 브리튼은 갈라진 배 바깥으로 

내장을 쏟으며 모락모락 황홀을 좇기 시작한다. 그때 무대 뒤에서 


미친 개 한 마리와 송골매, 가시 철조망, 꽃뱀 한 마리 

그리고 양귀비꽃과 코카인이 서로 손을 잡고 길게 


줄을 이루어 깡총깡총 무대 

위로 춤추며 뛰어 나왔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5-26 08:42:0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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