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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테이션(imi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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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78회 작성일 22-04-23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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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테이션(imitation)



 아내가 압력밥솥의 수증기로 증발한 늦은 오후

 빈방엔 아내의 파운데이션을 몰래 훔쳐 간 거울 속 민낯이 무심히 날 내려보고 있다 

 불현듯 거울이 에덴의 뱀으로 둔갑하더니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날 입 속으로 보아뱀처럼 쭉쭉 삼킨다

 금세 날 향해 무자비하게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키클롭스의 거울 속으로 도플갱어가 불안한 눈빛으로 줄행랑을 치고 제갈을 물린 거울의 침묵 속에서 나는 단숨에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온몸을 웅크렸다

 거울이 거울 속 날 째려보며 사지를 오그리자 거울의 등뼈가 바스러졌다  

 백두와 할락이 마르고 닳도록 숱한 나날의 살점을 발라 먹은 나의 핏줄 속으로 설산의 가지 끝에 갈앉은 성에 같은 거울의 등고선이 가시못처럼 휘어져 박힌다

 분내 향긋한 화장한 거울이 해거름을 반사하고 있다

 두려움으로 그늘진 슬픔으로 거울의 깨진 파편들을 긁어모아 소록도에 갔다 

 곪아 터지고 문드러지고 잘려나간 한센인의 집게 가락들이 무인도의 질긴 잇바디돌김처럼 자라올라 어린 사슴의 뿔처럼 솟은 저 시퍼런 해구의 선창 너머로 갈앉는다 

 진물 같은 집게발들을 해진 헝겊 오라기로 둘둘 말아 싸맨 후 피고름이 베인 문장들을 파도에 새겨 몰래 주머니에 구겨 넣고 시인이 살아가는 막장으로 돌아왔다 

 내 살과 문드러진 살갗은 거울 속으로 무한히 뻗쳐 있는 갱도 사이를 기웃거리는 사선에서 단 한 번도 산소 같은 순결한 해후는 없었다  

 내가 고단한 연필의 시간으로 허기질 때 하느님과 부처님의 그리메를 최면의 올가미로 씌워 옭아맨다

 설산을 종종걸음으로 활강하던 눈(雪) 빛을 닮은 어린 사슴들을 거울 속 쇠창살에 가둔 후 아내의 등 뒤로 엄폐하여 뼈와 살가죽을 남몰래 발골 해체하였다  

 텅 빈 방안에는 거짓과 아집과 변명과 자위로 종자를 퍼트리는 지린내 나는 짐승의 아랫도리가 금이 간 거울 속에서 쑥쑥 발기한다 

 눈깔이 허옇게 뒤집힌 채 사지를 옆으로 뻗은 게 한 마리가 깨진 거울 속에서 게거품을 송곳니로 꽉 깨물고 기어 나오는 밤 

 나는 구짜가 되고 샤널이 되었다,

 짝퉁 시인이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5-01 09:20:5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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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grail200님의 댓글

profile_image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짝퉁 시인이라고 부르지 마십시오,
너무도 멋진 시인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제가 9월에 약을 안 먹고 3월 말까지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강제로 끌려가다 보니 반 년을 시마을에서 멀어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시인을 보니, 역시 노력에는 장사가 없다는 얘기가 떠오르네요.
훌륭하십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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