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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강 둑에 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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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27회 작성일 16-04-2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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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강 둑에 누워 / 유윤호


여울에 꽂힌 한 떨기 백로가
반 백 년 만의 기척에
퍼드덕 긴 호흡을 수면에 내뱉고
퇴적한 설움이 솟구쳐 오르듯이
버들 숲 너머로 사라진다

습지 데크에 홀로
길 찾아 헤매는 노회한 눈동자는
방종이란 주홍색 이름표를 가슴에 달고 싶도록
모래 먼지 걷히듯
하늘로 솟아오른 뿌연 고가도로
한순간에 걷혔으면

둑 너머에 시멘트 둥지를 튼 곳이 뽕밭이었다면
백층 돌탑은 시간의 반환점일런지도

비가 내린다
큰물이 둑을 넘쳐흐른다
비가 내린다
차오르는 강물에 포구가 열린다
수재민을 큰 고개에 실어 나르는 거룻배가 오가고
헬리콥터 소리가 밤새도록 울부짖으면

어둔 밤은 시간을 거스르듯
신천강이 말라간다
피난민은 맨발로 건너
뽕밭을 가른 송파강을 맞닥뜨린다

구렁이처럼 숯물이 기어들고
열린 포구의 뒷자락
어진 자식을 키운 지어미 가슴에서
흐르는 젖줄이 보이는 곳

이제 강둑에 누워
저문 들녘을 바라보면 좋겠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4-29 10:35:14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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