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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심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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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체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223회 작성일 16-03-25 21:19

본문

밤의 심장들 / 이명우

 

 

어스름이 서서히 도로에 내려앉자 자동센서가 가로등을 켠다

어둠이 엑스레이처럼 지나가다 가로등 심장에 걸리고

시간에 쫓긴 바퀴는 덜컹거리고

헤드라이트도 건물을 들어 올렸다가 내렸다가 반복하는 사이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속력은

가로등에서 뛰다가 흔들리고 흔들리는 불빛이 뛰어도 뛰어도 제자리다

 

클랙슨이 꽉 막힌 도로를 뚫는다

정체된 도로에서 심장이 일제히 뛰고 있다

소리가 쫓아오다 가늘게 떨어지고

답답함에 눈꺼풀을 치켜세웠다가 내렸다가

헤드라이트가 화물차를 끝까지 추적하고

풀린 바퀴는 도로를 뜨끈뜨끈하게 메우고

게거품을 문 엔진이 영문도 모르고 뛰고 있다

 

네온 불빛이 불빛끼리 마주 잡자

박쥐처럼 밝아지는 눈들이 건물을 부여잡고 널뛰어 다닌다

뛰고 뛰어다니는 바람에 소름이 돋아 올라

바퀴에 갇힌 공기가 욱신거리고

엔진은 제 안에 갇힌 소리를 뜨겁게 가둔다

 

구름도 달빛을 붙잡고 흔들어대다가

절정의 어둠 속으로 끌려가고

별도 저 멀리 달아나는 밤을 쫓아 넓게 뛰다가 총총히 뛰다가

가물어가는 어둠에 제 빛이 가늘게 물고 있다가

조금 느리게, 더 느리게, 풀리고 있을 때

 

가로등에서 모기들의 심장이 수만 개가 매달리고

고속도로에서 화물차의 엔진이 뛰고 있다

 

 

모던포엠 3월호 발표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3-28 11:09:31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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