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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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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호롤롤로웽엥엥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2회 작성일 21-02-26 00:38

본문

야경은 도시의 꽃이에요

향기롭지는 않지만, 관상용으로 손색없죠 

어둠을 깎아먹은 인류의 업적이에요 

광공해로 멀게진 밤하늘엔 별이 시들죠 

전깃불을 켜고 별빛을 잃어버리자 밤거리는 줄기차게 변했죠 

대로변에 줄지어 발광하는 각색의 스펙트럼을 보면 도시는 밤에도 현란하죠 

정말 치열한 꽃밭이에요 

네온사인은 화려하지 않으면 외로워 보여요 

은퇴를 앞둔 스타랄까요 

가로등이 밤의 꽃이면 담뱃불은 꽃잎 정도려나 싶었죠 

외로울 땐 상상력이 풍부해지는가 봐요 

밤길을 배회하고 있을 마음 알 거 같아 성냥팔이 소녀 이야기가 생각나더군요 

시대적 유실물이 된 성냥, 그에 켠 소박한 불빛이 그립기라도 한 건지 

새삼스레 겹쳐 보이는 시가지 일대의 변천사가 향수를 자극했죠 

화석에서 재점화하는 불사조처럼 그리움은 늘 불현듯 떠올랐죠 

추억이란 환상에 불과하단 걸 아시잖아요 

감회 어린 표정으로 시선을 먼 곳에 둔 채 

마치 불사조가 낮게 불붙이며 날아간 야경을 바라보았죠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1-03-02 09:06:1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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