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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을 등에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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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통통 삐에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12회 작성일 15-10-3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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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을 등에 지고 /

바람이 점성을 삼켜 벽과 벽지의 틈을 공략한다
멀어지는 간격, 회복될 기미 보이지 않는다

벽은 벽지가 바람을 불러들였다 하고
벽지는 벽이 자꾸 밀쳐 냈다는 치열한 공방전에 
턱걸이로 매달려 있던 귀퉁이마저 흘러내린다
그들이 완전히 분리된 순간
회색 벽에 붙어있던 빛바랜 조각들이 드러난다

도배공은 벽이 한때 품었던 
끈끈한 정 놓지 못한 탓이라 하고
벽은 그런 일 추호도 없었노라 발뺌하며
도배공과 벽의 주장이 엇갈리기 시작한다

주인은 새로운 인부를 불러
남겨진 조각일랑 소리소문없이 긁어내고
최고급 벽지로 완벽하게 처리하라 주문한다

억울하게 나자빠진 벽지만이
군데군데 덧댄 초벌마저 끌어안고 매립장으로 향한다
배경 든든한 벽, 그깟 이별쯤이야 식은 풀죽 먹기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1-04 14:17:26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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