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夜 - 하얀장미 - /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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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夜 - 하얀장미 -
나는 한 번도 완전히 태어난 적 없었다.
총탄이 뚫고 간 새벽마다
내 살 속에는 바람보다 얇은 실금이 번졌다.
불길에 식은 별들을 목구멍에 삼키고
나는 눈동자 속에 묻은 무덤 하나를 더듬었다.
이 땅은 이미 피보다 묽은 기도로 적셔졌고,
밤의 심장 속에서
나는 끝내 부서지지 않는 하얀 뼈를 만졌다.
장미여,
너는 끝내 울지 않는 자의 노래였다.
그 흰 꽃잎은
이름을 잃은 아이의 마지막 숨처럼 떨렸고,
그 줄기는
내게로 뻗어 온 총구보다 차가웠다.
나는 기다렸다.
돌아오지 않는 발자국의 소리를,
폭격 속에 부서진 지붕 너머
흩어진 달빛의 울음을,
한 송이 꽃의 죽음이 내 혈관을 덮치는 그 밤을.
장미는 단 한 번도 나를 부르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그 침묵 속에서만,
살아 있다는 죄와 죽어 있다는 자유 사이를 걸었다.
지금,
나는 내 폐허를 껴안고 서 있다.
한 줄기 바람이 나를 뚫고 지나가도,
나는 끝내 흰 꽃잎 하나에 목숨을 걸었다.
그 마지막 흔들림이
내 심장에 남긴 흔적이
밤마다 피보다 검게, 피보다 찬란하게 스며든다.
나는 안다.
구원의 얼굴은 끝내 보이지 않으며,
우리는 모두
무너진 역에 남겨진
한 사람의 잃어버린 그림자일 뿐이라는 것을.
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밤의 심장 속에서
나는 끝내 부서지지 않는 하얀 뼈를 만졌"습니다.
공백과공백님의 댓글
하늘나는 고양이님은 볼때마다 감탄합니다. 저보다 나이가 어리신데도 구축하신 시적 세계가 정말좋습니다. 개인적으로 고양이님
좋은 시인으로 성장하실 듯 합니다. 저도 이미지 정제는 크게 배워야겠군요. 어쨌든. 시 열심히 쓰시길,응원!
리스님의 댓글
한 편의 뮤지컬과도 같은 시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