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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의 페인트 /고1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공백과공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7회 작성일 25-10-27 13:12

본문

환절기의 페인트




 

학교에는 공사중 딱지가 붙었다

페인트를 칠한다지

죽었다가 다시 태어난다지

흰 새들의 시체가 우수수 떨어졌다


학교로 올라오는 트럭들

모두 공중에 뜬 까닭에

날수 있을것이라 믿었지 

다만 올라갈 뿐이었지


 벽면을 긁으니

 떨어졌지

 지난날의 한줌 역사가

 이젠 배어버렸을까


흰 페인트를 칠한 학교는 

건넛동 병원과 같다

모두들 끈적한 페인트처럼 말라서

이젠 환절기였지 

페인트는 이때 발랐지

모두의 입속엔 덜마른 페인트가 

학교도 감기에 걸렸을까


 

눈 덮인 산은 

학교와 한몸이다

육중하게 움직이는 거대 공장

몇번이나 뿜어냈던 흰 연기

잘살았다지요

그들이 살게 하여도


 

이 동산에서 

바삭한 사과는

눈동자같이 희고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말못하던 금기가 

꿈틀꿈틀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가겠지 날아가겠지

사람들이 점점 떠오른다

돌돌 말았던 자국

또 

누군가의 울음자국


이 동산에서 

바닥엔 현수막이 

점점 두꺼워져

나무가 자랄지 몰라


나무에는 비닐봉지가

주렁주렁 달려서

투명한 바람처럼 흩날려서


현수막과 비닐의 동산

다소 투명하다


꿈을 꾸었다

항상 이상을 쫒았고

위대한 이상의 성취인!

오로지 이 슬픈 사람에


동산의 해가 저물고

또 부서진 사과같았고

비닐봉지에 찰랑이는 붉음에


비닐봉지에 담긴 흰 사과

진심이 아닌 사과는

먹지 않을듯 굴던


정말 울었다

눈물이 부서져서

1초의 간격으로 

비행하듯떨어진다.


 

날았지

홀로 날았지 

퍼덕이며 추락했지


이 환절기에

조금 추워서

수능을 본다는 선배들은

주렁주렁 매달렸다

껍질이 있는데 

노랗고 푸석하다니



 

환절기는 

페인트 바르는 시기

사과따는 시기


누가 하늘을 파랗다 했던가

구름뿐이었지

우리의 교복은 파랬고 

파란 하늘이 한겹더 벗겨질지 

누가 알아


날아가는 새들

한번도 날갯짓을 멈출수 없다

날개를 멈추고 자살한 새의 이야기에


우리는 구름을 벽에 발랐다

끈적였던 꿈은 

이젠 말라서


선배들이 발을 멈추고

기다리고,순응하고

또 12시를 


정시! 땡 출발입니다

슬픈 동산이다

어떤 나무에서도 과실이 열리는


 

소나무는 자꾸만 하늘을 찔러

뿌리엔 가시가 돋아


대나무 숲

가장 큰 나무는 

몇마디를 들었는지

속삭이는 바람에


 

항상 구부러졌지

자라다 보면 우리는

어쩔땐 검은 도화지에 흰선을 그렸지

어쩌면 그건 흑백영화처럼


이렇게 남은 우리의 사진이

언젠간 전시될지도 모른다


 

설립자에게 하고 싶던 질문

비단잉어를 기르는 이유

어쩌면 그것은 

그가 우리를 키우는 방식

몇번을 뛰넘다 보면 

용이될것이라는 생각


농담마세요

우리, 용이될순 없다

신화의…


 

꿈을 꾸었다
  수학여행
일본으로 간 우리들 앞
  열도 밑 판에서
용이 꿈틀거린다

대지진

    흑백의 사진이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다


 

가래침을 뱉었다

바닥은 페인트를 발라

조금 끈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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