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 이어령 > 함께 읽는 글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함께 읽는 글

  • HOME
  • 지혜의 향기
  • 함께 읽는 글

(운영자 : 김용호)

   ☞ 舊. 함께 읽는 글

 

★ 마음의 양식이 되는 책 구절, 선인의 지혜로운 글 등을 올리는 곳입니다 
시나 영상시, 시감상문, 본인의 자작글은 다른 게시판(창작시, 영상시란, 내가읽은시 등)을 이용해주세요

☆ 저작권 위배소지가 있는 음악 및 이미지는 올릴 수 없습니다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 이어령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973회 작성일 22-10-05 20:29

본문

"늦기 전에 깨닫는 은혜"

 


이어령 선생은 젊은 시절 가난했고

너무 바빴다고 합니다.

 

아빠로서 딸을 사랑할 수 있는 길은

돈을 벌어 바비인형이나 피아노를 사주고 좋은 사립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믿었답니다.

 

어느 날, 어린 딸 민아가 글쓰던 자신의 서재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아빠에게 굿나잇 인사를 하러 온 것입니다.

 

아마도 딸은 아빠가 안아주기를,

그리고 새 잠옷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빠는 마침 떠오르는 영감을 글에 담아내기 위해 여념이 없었습니다.

 

글에 집중하느라 뒤돌아 보지도 않은 채 손만 흔들며 굿나잇, 민아.” 라고 했습니다.

 

예민한 아이였던 딸 민아는

아빠의 뒷모습만 보고 돌아서서 자기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시간이 흘러 딸이 결혼도 하고

중년이 되었지만 사랑하는 딸은

암에 걸려 결국 아버지보다 먼저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이어령 선생이

죽은 딸이 생전에 했던 인터뷰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그 때 수십년 전의

그 날 밤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딸이 얼마나 아빠의 사랑을 받고 싶어 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딸은 인터뷰 기사에서

퇴근해 온 아빠의 팔에 매달렸을 때, 아빠가 아빠 밥 좀 먹자하고 밀쳐낸 적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 날 아빠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한번은 원고 마감이야, 얘 좀 데려가!“ 라고 엄마에게 소리치는 아버지의 말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인터뷰에서

이미 성숙해진 딸은, 아빠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을 뿐이라며 아빠를 두둔해 줍니다.

 

그러나 이어령교수는 고백합니다.

자신의 사랑 자체가 부족했고

믿음이 부족했다고.

 

자기가 지금 일하지 않으면

‘(앞으로) 제대로 사랑하지 못할거야하는 불안한 마음에 돌아볼 수 없었노라고.

 

그가 잘못을 깨닫고 늦었지만,

이미 천국에 간 딸에게 편지를 쓰며

30초만 달라고 간구합니다.

 

이렇게 썼습니다.

 

나에게 만일 30초의

그 시간이 주어진다면

딱 한번이라도 좋으니

낡은 비디오테이프를 되감듯이

그 때로 돌아가자.

 

나는 그 때처럼 글을 쓸 것이고

너는 엄마가 사준

레이스 달린 하얀 잠옷을 입거라.

 

그리고 아주 힘차게

서재 문을 열고

아빠 굿나잇!“하고 외치는거다.

 

약속한다.

이번에는 머뭇거리며

서 있지 않아도 돼!

나는 글 쓰던 펜을 내려놓고, 읽다만 책장을 덮고, 두 팔을 활짝 편다.

 

굿나잇! 민아야,

잘 자라 내 사랑하는 딸!

 

그런데 어찌하면 좋으니?

 

내가 눈을 떠도

너는 없으니,

너와 함께 맞이할

아침이 없으니.

 

그러나 기도한다.

우편번호 없이 부치는

이 편지가

너에게 전해질 것을 믿는다.

 

그래서 묵은 편지함 속에 쌓여 있던 낱말들이 천사의 날갯짓을 하고 일제히 하늘로 날아오르는 꿈을 꿀 것이다.

 

갑자기 끊겼던 마지막 대화가 이어지면서 찬송가처럼 울려오는구나.

 

굿나잇! 민아야, 잘 자라 민아야,

보고 싶다

내 딸아

 

(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 이어령 )

 

댓글목록

Total 13,542건 75 페이지
함께 읽는 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9842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4 11-15
9841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3 11-15
9840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5 11-14
9839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7 11-14
9838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3 11-14
9837 무상심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3 11-14
9836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0 11-12
9835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 11-12
9834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 11-09
9833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0 11-08
9832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7 11-07
9831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5 11-06
9830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6 11-03
9829 세잎송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3 11-02
9828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8 11-01
9827 친정아바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11-01
98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7 10-31
9825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7 10-29
9824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 10-29
9823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4 10-28
9822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4 10-28
9821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5 10-28
9820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 10-28
9819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7 10-28
9818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10-26
9817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5 10-25
9816 세잎송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2 10-24
9815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 10-24
9814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10-23
9813 삼천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3 10-22
9812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2 10-17
9811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10-13
9810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7 10-12
9809 무상심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2 10-11
9808 세잎송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2 10-11
9807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10-10
9806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7 10-08
9805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3 10-07
9804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7 10-07
9803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9 10-07
9802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10-06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4 10-05
9800 세잎송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8 10-05
9799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10-04
9798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8 10-01
9797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9 10-01
9796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4 10-01
9795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09-30
9794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3 09-30
9793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8 09-3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