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조율 / 김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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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조율 / 테울
꽉 찬 나이테 기탓줄처럼 나란히 편다. 오색딱따구리 나잇살 파먹으며 음색을 튜닝하고 있다. 선무당 푸닥거리하듯
맨 아랫줄을 튕긴 소리가 가장 윗줄 소리로 울린다. 퉁퉁 부어오른 저음이 까탈스러운 고음을 삼켜버린다. 날계란의
기억은 여운의 간주
젠장, 환장한 환갑의 갑질일까
이빨 빠진 이순의 몽니일까
환청이 육갑을 떨다 이탈한 철새의 목청을 폰으로 채록한다. 짱짱한 이명에서 잃어버린 음파를 찾는다. 파고들면 파
고들수록 착 가라앉는 파장, 침잠의 블랙홀이다. 도레미파로 소리 지르며 쌓아올린 나이테의 아르페지오, 짓눌린 현
이 침묵을 종용하고 있다. 폐기된 침목처럼 시라솔파로 소리 죽이며
어느 울창한 침엽수림 수목장이 그렇듯 음침해진 이유일까
깊은 수렁으로 잠긴 묵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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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2015년 12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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