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혹은 익숙함에 대하여 /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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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혹은 익숙함에 대하여
- 김현정, 내숭이야기
김현정 말입니다 아! 네, 말 아닙니다 말 아니고 내숭입니다
내숭; ‘겉으로는 순해 보이나 속으로는 엉큼함’ 이라 푼다 내숭덩어리라고 광고하는 큰 애기가 있다
1층 독채로 합숙하는
큰 애기1 입가에 고추장 국물 묻혀가며 떡볶이를 먹고,
큰 애기2 밥솥 째 퍼 먹고도 헛헛해 배달 앱을 뒤진다
큰 애기3 거울에 눈썹을 그린다 거울 속 현관문이 열리고 배달이 왔다
큰 애기4 콜라를 마시며, 게걸스레 자장면과 피자를 먹고 커! 트림을 하고
큰 애기5가 타는 살찐 러닝머신은 헉헉 가쁜 숨을 토해내고,
마담은 채팅과 서핑을 즐기다, 신상, 홈쇼핑 단축번호를 누를 때
꽃무늬 레깅스를 입은 꽃뱀이 옥탑 방으로 기어오른다
2층 쪽방에 세든
201호실 처자1 탁정벌레를 타고 골프 라운딩을 가고,
202호실 처자2 할리 데이비슨을 쓰고 선글라스를 타고 달리는,
203호실 처자3 장밋빛 스카프 휘날리는 람보르기니를 타고
반 지하에 월세 얻은 심사임당, 오만 원 권 병풍 앞에 앉아 책(일수장부 혹은 고객명부)을 읽는다 우아하게, 치마 밑에서 반짝이는 똥 덩어리
회전목마는 달리고, 훤히 비치는 가랑이 사이의 말뚝을 잡고 시시덕거리는 처자들, 롤러코스터, 은방울처럼 구르는 외마디 쉬! 문에 기대거나 엿 듣지 마세요
나는 중독되고
월간 모던포엠 2016년 11월호(통권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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