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살아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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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살아가지고
노장로 최홍종
입은 잘 먹고 잘 쓰고 잘 놀려야한다
입 놀음, 놀림이 퍽 어렵고
벼농사에는 논에 물대는 것같이 시의 적절해야한다
그래서 입은 다 잘 해야 하고 잘 지켜야 한다
일을 맡으면 끝까지 잘 완수해야하고
곧장 잘 하지도 못하면서 실전은 뒷전이고 말만 앞서면
논두렁 콩 농사를 망치고 발걸음만 어렵다
자기 능력, 분수에, 격에 맞지 않게 잘못 쓴다면
음식을 까탈 부리고 가려먹고 트집이 많으면
호미 낫 꼬챙이 빌리려다 밉기 그지없다
입이 아플 정도로 입에 발린 소리는 곧잘 잘하고
서로 입을 맞추어 일을 순조롭게 끝까지 끌고 가야 하는데
입이 가볍고 입이 싸면 믿음이 가지 않는다.
곧잘 입에 문 혀도 깨무는 게 우리 사람이고
실수하고 후회하고 고쳐 나가는 게
가벼운 우리 인간이니까
입이 항상 무겁고 입술에 파수꾼이 있어야한다 .
2025 4/9 시마을 문학가산책 시인의향기 란에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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