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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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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성 =구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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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9회 작성일 24-07-21 20:46

본문

=구현우

 

 

    유려하고 무거운 성을 짓고 싶었다. 파도가 밀려오기 전이었다. 머릿속에 펼쳐져 있는 웅장함 그 이미지의 세밀한 복원이었다. 모래는 원하지 않았고 모래의 질감은 탐났다. 어디가 끝인지도 모르면서 하는 중이었다. 여름이 지났고 더위 먹은 기분은 계속되었다. 푸른 파도가 밀려오기 전이었다. 마음 안에 지어져 있는 완벽함을 꺼내보고 싶었다. 만질 수 없는 나의 성. 만져보는 게 희망이었다. 실수를 반복하고 실패를 연속하고. 어그러질수록 계획이란 처음부터 계획에 불과한 것처럼. 닿지 않고도 이뤄지는 관계를 바랐다. 순수는 어디에 있나. 망가져가며 만들어지는 나의 성. 늙은 파도가 밀려오기 전이었다. 외곽이 필요해. 성보다 견고한 테라스가 필요해. 손발이 무뎌지도록 모래를 파냈다. 그러니까 슬픔이, 무뎌지도록. 어디서 시작됐는지도 모르면서 하는 중이었다. 마음의 형태는 늘 미완이었다. 누군가 성에 관여하지 않아도 나의 성은 무너져내리고 있었다. 잊기에는 늦은 모양이었다. 정든 파도가 밀려오기 전이었다. 그럴듯하게 성을 불러보고 싶었다. 입술을 떼면 화려하지 않은 내부를 들킬 것 같아 그만두었다. 먼 나라를 바라보았다. 아무도 생각하지 않으려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마음이 흔들리고 말았다. 남은 파도가 밀려오기 전이었다. 잃기에 좋은 계절이었다. 성은 처음 그려보았던 성과 유사했다. 다만 성은 이곳에서의 성이었다. 나쁜 기억이 성에서 섬으로 섬에서 이국으로 번져갔다. 나의 행복은 너무 멀리 있었다.

 

 

   문학동네시인선 134 구현우 시집 나의 9월은 너의 3062-063p

 

 

   얼띤感想文

    성은 하나의 이상향이다. 누가 건드려도 깨질 수 없는 시의 고체성을 지녔고 그 어느 것도 섞은 것 없는 나만의 성, 완벽과 순수를 추구하지만, 과연 그런 성을 나는 지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올시다. 무엇을 읽어야 그나마 한 줄 글귀라도 뽑을 수 있는 성, 그것은 외곽에서 돌 하나 쌓는 것부터 그것이 돌담이 되기까지 수많은 돌과 그 하나하나의 성질과 그 하나하나의 습성을 알아나가는 과정 그것은 어찌 보면 고난의 행군일 수도 있으며 그것은 행복의 침대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 있다면 입을 떼는 일만은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 그것은 고독과 나약과 쓸쓸함과 분노와 실패를 누그러뜨리게 하며 늘 새로운 희망을 불러오는 기도로 오기 때문이다. 이 시에서는 그런 것이 보인다. , 성은 단단하다. 그러나 여기서 부딪는 일은 파도다. 파도를 꾸미는 각종 형용사가 시간의 개념을 설명해 주고 있다. 그러니까 푸른 파도가 있었고 늙은 파도가 있었다. 좀 더 나가면 정든 파도가 있고 남은 파도가 밀려오기까지 한다. 각각의 파도가 밀려오기 전, 시의 상황을 설명한다. 종국에는 이국으로 나아간 행복을 만끽하는 성, 그것은 행복의 기준이며 한 시인의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서 다만 머릿속에 그려진 설계처럼 그러나 그것이 그렇게 되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겪는가? 실수를 반복하고 실패를 연속한다. 얼마나 많은 슬픔을 겪을까? 아마 죽고 싶은 심정까지 어디든 하소연하고픈 이가 있다면 목소리 추켜올려 고함을 지르기라도 했을 것이다. 그 악과 꽝으로 부딪는 세상일에서 늘 미완의 형태 마음이었고 거기서 나가 어느 한 성을 무너뜨릴 때 정말이지 진정한 나만의 성, 우뚝 솟아오르는 불멸의 검은 성 같은 게 오르기 시작한다. 그 과정은 손 다 무너뜨려 파낸 모래가 있었고 그것은 바람에 날려 견고한 벽돌로 한 장 한 장씩 구워서 검은 성의 일부가 되어 가듯이 그 사실도 모른 채 그냥 묵묵 걸음만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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