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된다 =김상혁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그림이 된다 =김상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3회 작성일 24-07-19 21:44

본문

그림이 된다

=김상혁

 

 

    늙은 고양이는 종일 창밖에 앉아 있곤 했다

    나는 그런 그림에 어떤 설명을 덧붙이고 싶어한다

    이를테면 고양이 대신 이야기하기

    ‘오늘 날씨가 흐려

    ‘저기 울타리 칠이 벗겨졌어, 불길해

    ‘어제보다 마당이 깨끗해 보이네

    내가 더 똑똑한 사람이면 얼마나 좋을까.........생각중인데 고양이가 다가와 창에 코를 댄다 그리고 이런 말을 들은 것 같다

    ‘너는 아무 잘못이 없어

    나는 십 년 전 그날을 똑똑히 기억한다 아내를 졸라 비싸게 사 온 황금측백나무 두 그루가 말라죽어가던 여름날이었다 고양이는 말없이 일 년을 더 살다가 마당에서 죽었다

 

 

   문학동네시인선 192 김상혁 시집 우리 둘에게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084p

 

 

   얼띤感想文

    시제에서 논한 그림, 그림 화가 아니라 그을음이라 할 때 그 그림 묵을 상징한다. 그러니까 검정의 포괄적 개념이다. 이것보다 고양이는 그 범주에 들어가는 작은 그을음이다. 마치 천국이 있다면 예수가 있듯이, 물론 종교적인 얘기지만, 성자라 하면 고타마 싯다르타와 마호메트라든가 이 외 여럿을 들 수 있겠다. 모두 천국과 연관 지어 볼 수 있는 성자다. 그러니까 이 시는 어찌 보면 독백이다. 시 결말에 보면 아내를 졸라 비싸게 사 온 황금 측백나무 두 그루가 말라 죽어가던 여름날이었다. 황금이라는 색, 나에게는 죽음을 상징한 듯 어머니만 보인다. 어떤 이는 갓난아이의 기저귀가 생각나겠지만, 또 어떤 이는 황금의 나라 신라(新羅)를 생각하겠지, 그 측백이다. 그렇다고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측백이라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지나가는 과객, 두 그루는 아무래도 원고와 자아自我겠다. 말라 죽어가던 여름이다. 비쩍 그러니까 고르고 골라 뺄 것 빼며 여닫는 그 계절에 고양이(검정)는 말없이 그냥 1년 정도 묵혔다가 내 노는 세상에 던지고 만 것이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786건 1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2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 07-21
428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07-20
428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7-20
42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7-20
42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 07-20
42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7-20
42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7-20
42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7-20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7-19
42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7-19
42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0 07-19
42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7-19
42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0 07-19
42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7-19
42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 0 07-18
42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7-18
42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7-18
42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7-18
42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7-18
42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 0 07-18
42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7-17
42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7-17
42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7-17
426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7-17
42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7-16
426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07-16
42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7-16
42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7-15
425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7-15
425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7-15
42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7-15
425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 0 07-15
425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07-14
42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7-14
425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7-14
42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 07-14
425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7-14
424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 07-13
424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7-13
42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7-13
42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7-13
424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07-12
424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 07-12
424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7-12
42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7-12
424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7-12
424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7-11
42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7-11
42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7-11
423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7-1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