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장대 같은 =박 철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그대 장대 같은 =박 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3회 작성일 24-09-30 21:57

본문

그대 장대 같은

=박 철

 

 

    얼어붙은 행주강을 건널 때 연이 할아버지는 긴 바지랑대를 끌고 집을 나섰다

 

    설 지나 강물이 풀리기 시작하고 물 건너 원당으로 사금 팔러 가는 길이었다

 

    행여 빙판이 깨지면 대나무 얼음과 얼음에 걸쳐 생명줄이 되고 얼음을 타면 노가 되었다

 

    뚝뚝 얼음 갈라지는 소리가 싸락눈 아래 흩어지고 발 묶인 나룻배가 서럽다 봄을 부르고

 

    임진란 적을 베듯 연이 할아버지는 당신의 두세 배 되는 대나무를 들고 거침없이 언 강을 건너곤 했다

 

 

   문학동네시인선 220 박 철 시집 대지의 있는 힘 015p

 

 

   얼띤 드립 한 잔

    얼어붙은 마음을 건너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아니 불가능이다. 전혀, 전혀, 전혀 건널 수 없는 일인가? 불가능이란 없다. 항시 그 주위를 맴도는 일이 가장 먼저다. 매일 베이고 맞고 터지고 욕설이 난무하고 눈 부라리다가도 눈 멍까지 들고 무작정 그 범주 안에 있어야 한다. 그러면 무언가 얻을 수 있다. 닭들, 달걀을 품는 닭장에다가 몰래 독수리 알을 넣어놓듯이, 그 밑에서 깨어난 독수리는 자신이 독수리인 줄 모른다. 하늘 나는 독수리를 보며, 마냥 부러워한다. 저들은 하늘 나는 족속이며 우리는 바닥을 거니는 족속이라며 나를 품었던 엄마는 얘기한다. 엄마의 등을 졸졸 따라가는 독수리,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었다. 다짐하고 다짐해도 여간 뿌리칠 수 없는 까고 난, 이 천성 그렇다. 성공하고 싶다면 성공자의 무리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 긴 바지랑대를 끌고 아니 다부지게 잡고 설 지나가 아니라 언제나 설로 시작하며 나의 원당으로 출근하여야 한다. 어느 날 발 묶인 배가 얼음 빙판을 깨고 봄물 터지듯 순항할 때가 온다. 지금은 오로지 언 강을 건너는 중, 저기 저 뚝뚝 얼음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나의 생명줄을 걸고 언제나 흐르는 강물 저 금빛 사금의 소리를 끊임없이 들어라! 저어라, 머리가 부딪고 부서져 피 흘러도 지쳐 마음이 아파도 떨어지는 저 칼날을 수없이 받아라. 죽지 않는 이상 굳은살은 배이고 부드러운 손목을 얻으리라! 때는 언제나 찾아오지 않는 법 던지라 과감하게 그리고 깨뜨려라, 이 굳음 얼음장 같은 마음을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784건 5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58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10-05
45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10-04
45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 10-04
45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 10-03
45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10-03
45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 10-03
45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 10-02
45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10-02
45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 10-02
45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 10-01
45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10-01
45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10-01
45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 10-01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 09-30
45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 09-30
45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 09-30
45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 09-30
45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09-29
45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 09-29
45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09-29
45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9-28
456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 09-28
45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 09-28
456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 09-28
45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 09-27
45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 09-27
455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9-27
455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9-26
4556
건축 =나금숙 댓글+ 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 09-26
455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 09-26
455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9-25
45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 09-25
455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 09-25
45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9-24
455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09-24
454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 09-24
454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9-23
45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 09-23
45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 09-23
454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9-22
454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 09-22
454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 09-22
454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9-21
454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 09-21
454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 09-21
45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 09-21
45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9-21
453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1 09-20
453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 09-20
45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 09-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