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지내요 / 황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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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 지내요 / 황인숙
누군가 물을 때면
어떻게 사느냐고 물을 때면
왜 울컥 짜증이 날까?
왜 시를 쓰느냐고 물을 때처럼
대답할 말이 생각나지 않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한 선생님께서
대답을 가르쳐주셨는데 번번이 잊어버린다
어떤 행사장에서 마주친 선생님께서 물으셨다
"그래, 어떻게 지내나?"
'내가 어떻게 지내지?' 열심히 생각하느라 쩔쩔매는데
"그냥 잘 지낸다고 하면 돼!"
급기야 그분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시면서
답을 알려주셨다
나는 달아오르는 얼굴로 "아, 네......"
몇 년 뒤 다른 행사장에서 그분을 마주쳤을 때
"예, 잘 지내요."
웃으면서 얼른 대답드리자 그분도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잘 지내요
틈틈이 삽니다만......
- [내 삶의 예쁜 종아리], 문학과지성사, 2022.
얼기설기
밤 10시가 다 되었다. 참 힘들게 버틴 하루가 다 지나가고 있는데 여전히 가볍지 않을 삶이 낼 또 어떤 허무와 무기력을 끌어다 내 앞에 던져 놓을까.......
정말 틈틈이 아주 간간이 삶을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죽음에 발을 걸쳐진 이 느낌을 어쩌지 못하겠다. “살려줘“라는 말이 되어 나오지 않는다.
난 잘 지냅니까? 삶과 죽음을 조화롭게 굴려가면서.........
누구에게 묻는 거지 지금......
댓글목록
崇烏님의 댓글

뒤가 압권입니다. ^^! 잘 지내시는지요.....오래간만에 오셨습니다.
어찌어찌 돌아가겠지요. 뭐....요즘 시국이 어수선해요..북한 발
러시아 파병 문제가 여사 문제가 아닌 듯합니다. 여러 경제적인 문제가
곳곳 터지네요..환경이 좋지 않으니....이참에 전쟁이라도 좀 났으면
싶습니다. 사실, 자원입대좀 해서면 하는 바람 이왕 죽지 못해 사는 길
참전이라도 해서 애국발 좀 올리고 싶은 마음 굴뚝 같슴다.
ㅎㅎ 거저 그렇다는 ㅋㅋ 총 한 번 시원히 갈기고 나면 살아숨쉰 억한 것도
사라질까나요....
시 잘 감상했어요..자주 좀 오셔요 누님^^
아무쪼록 건강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