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그런 여자가 좋더라 =이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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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그런 여자가 좋더라
=이소호
뭘말하고싶어?아프면죽이나끓여먹지왜나한테전화해?나이제욕하는것도지쳐너욕하고싶은거참고있는거지그런거지뭐가두려워?나는내모든것을나눠줬는데넌만족할줄을몰라이래서난우울한여자는싫어야징징짜지말고똑바로말해그리고말하기전에다시한번생각좀해봐내가이렇게무식한여자랑사귀었었나?너똑똑하잖아그런거아니잖아대화가되잖아그러니까뭘아는것처럼행동하지마오빠가차근차근알려줄게다널위한거야야너나못믿는거야?농담인데왜정색을하고그래전에도말했지만니가기세고예민해서우리연애까지불행해진거야다른남자였으면진작헤어졌겠다이번에도봐줬다내가다음부터그러지마정힘들면술마시고잠이나자너그런거잘하잖아어차피너곧풀릴건데지금그냥기분좋게끊으면안돼?아까너입은옷못봐주겠더라돈생기면옷이나한벌사라보세말고브랜드있는걸로나안쪽팔리게야나니까이런소리하는거야나만한남자어디가서못만나오빠는변한게아니라니가변한거야초반엔꾸미는척이라도하더니요즘엔긴장도안하나봐아무튼난바빠서그래그것도이해못해?일없으면취미를가지던가티비를봐나만쳐다보지말고난생산적인여자가좋더라오늘뭐했는지알아서뭐하게그만좀물어봐지금의심하는거야?집착하는것도아니고니가이럴때마다미칠거같아이러니까네가그동안남자들한테차인거야지금까지같이사귀는거야서운하게생각하지마연인사이에이런말도못해?우린이세상누구보다제일가까운사이잖아너생각하는건나뿐이야잊지마그러니까너오빠한테잘해
민음의 시 253 이소호 시집 캣콜링 41-42p
얼띤 드립 한 잔
여기서 오빠는 바닥의 대변이다. 오빠는 변함이 없다. 변함이 없다는 말은 불변이다. 시 고정적임을 대변하며 시 고체성이다. 부러질 리야 부러질 수 없는 어떤 진리와도 같다. 이에 반해, 연인관계로 보이는 여자는 살아있다. 새로운 삶을 추구하고자 함께 모색하며 어떤 일을 도모하고자 한다.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오빠랑 상의하고 오빠만 쳐다보고 있다. 그러나 오빠는 정반대다. 오빠는 마냥 귀찮다. 한결같이 변화하지 않는 모습에 지겹기만 하다. 세상 정 힘들면 술이나 마시고 잠이나 자라는 둥 얼버무린다. 바닥은 조금도 움직임이 없고 더욱 고정 불변적인 처세다. 여자는 돈 아껴가며 보세에서 옷 사 입고 브랜드는 저리가라였다. 솔직히 쪽팔린다. 쪽팔린다는 말, 계속 읽고 있다는 말과 같다. 바닥을 이해하지 못한 여자의 마음, 언제쯤 변할까? 모든 것을 바닥에 내려놓을 때 그때야 이해가 되지 않을까. 그건 언제쯤일까, 이 바닥, 이 오빠를 당차게 차버릴 수 있는 능력, 여기서 능력이란 저 오빠를 충분히 읽었을 때 아! 이거였군, 그래 맞아 너는 그것밖에 쓸 수 없는 거였어! 난 새로운 오빠를 만날 거야. 이제는 보세 말고 브랜드로 가야지. 여기서 보는 지킬 보保 갚을 보報 기울 보補 대 세世 구실 세稅 기세 세勢다. 바닥을 묘사했다면 브랜드는 좀 더 나은 명망 있는 시를 찾는 일이겠다. 바쁜 사람은 그냥 내버려 두어라. 집착은 이해 못 할 때 더욱 오는 법, 무조건 사고의 깊이를 높이는 일밖엔 없으니 한 오빠에 빠지지 말고 이것저것 대하다 보면 오빠의 근성과 자질은 분명히 드러나는 일 그러면 나는 더욱 세련되고 날씬하고 날카로운 눈빛을 가져야겠다. 여기서 이만 전화 끊고 나는 또 새로운 누나를 찾아 길 떠나본다. 시가 끊어짐이 없이 모두 붙였다.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준다. 더욱 긴박한 느낌이다. 여기에 한 틈 쉴 새 없는 삶의 연장과 어떤 기나긴 끈질김 같은 것도 묻어나 있다. 끊어내야 끊어 낼 수 없는 저 바닥에서 무언가 벗어나고픈 변화 혹은 혁신 같은 것을 드러내고 있는 건 아닐까! 오빠는 그런 여자가 좋더라. 그러면 여자는 꾸미는 척이 아니라 꾸밈과 동시에 자신의 멋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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