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가면 =박지웅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흰색 가면 =박지웅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6회 작성일 24-07-30 20:33

본문

흰색 가면

=박지웅

 

 

어수룩한 개는 아무거나 주워먹었다

쥐약과 건넛산에 놓인 달을 잘 구별하지 못했다

달이 어렴풋이 뒤뜰에 지면 홀린 듯 달려갔다

키우던 개와 닭은 주로 화단에 묻혔다가

이듬해 유월 머리가 여럿 달린 수국이 되었다

둥그스름한 수국 머리를 쓰다듬으면

묶인 새끼들이 먼저 알아보고 낑낑댔다

한동안 흙과 물과 바람과 섞여

백수국은 낯가림 없이 옛집 마당을 지켰다

닭이 다 자라면 날개를 꺾어 안고 시장에 갔다

닭장수는 모가지를 젖혀 칼집만 스윽 냈다

닭이 던져진 고무통 속에서 둥둥 북소리가 났다

피가 다 빠진 뒤에야 잠잠해지는 짐승의 안쪽

잠자리에 들 때마다 머리가 핑 돌았다

핏발 선 꽃들, 힘세고 오래가던 어지럼들

닭 뼈다귀를 화단에 던져주면

수국은 혈육처럼 그러안고 밤새 핥는 것이었다

 

 

   문학동네시인선 157 박지웅 시집 나비가면 012p


 

   얼띤感想文

    어수룩하다. 겉모습이나 언행이 치밀하지 못하고 순진하기까지 해서 어설픈 데가 있다는 말, 그렇다. 여기서 중요한 시어는 개와 닭 그리고 수국, 백수국이 주요 골자다. 개와 닭은 동물에 해당하고 수국은 식물이다. 무언가 보고 읽고 마음이 움직여 무언가를 한 행위에 대한 것은 동물, 개와 닭으로 비유했으며 여기서 좀 더 발전한 것은 식물로 옮겨놓는 일이다. 개와 닭은 어떻게 구분 지을까? 개가 마냥 짖는 일이라면 닭은 하늘 날 순 없지만, 새에 해당하고 새는 개와는 또 다른 분류가 된다. 개는 독이든 달이든 따질 것 없다. 마냥 먹었다. 혹여 달이 어렴풋이 뒤뜰에 졌다 하면 홀린 듯 달려가기도 한다. 무조건 뜯어먹어야겠다는 마음 그 일념 하나였던 게다. 이러한 것은 화단에 묻었는데 이듬해 수국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본다. 그것도 머리가 여러 달린 수국이다. 시는 다의적이라 것, 하나의 머리는 그림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둥그스름한 수국 머리를 쓰다듬으면 묶인 새끼들이 먼저 알아보고 낑낑댔다. 뜯고 짖은 거라면 개, 거기서 움직여 나온 새가 있다면 닭 닭들 이들과 관련한 자는 분명 묶인 새끼로 표현한다. 둥그스름하다는 말 이는 어느 정도 구체를 이루었다는 것과 같다. 한동안 흙과 물과 바람과 섞여 백수국은 옛집 마당을 지킨다. 수국 중 으뜸으로 일단 이해한다. 근데 갑자기 시가 전환된다. 닭이 나온다. 닭이 다 자라면 날개를 꺾어 안고 시장에 갔다. 시초가 언뜻 떠오르고 시장은 문단을 낀 그 부류임을 알 수가 있다. 닭장수는 그러면 비평가를 상징한 듯 보이고 칼집은 역시 평을 이루었을 것이다. 닭이 던져진 고무통 속에서 둥둥 북소리가 났다. 고무라는 시어, 고무鼓舞 힘을 내도록 격려나 북돋는 일 그러나 여기서는 비좁은 어떤 공간적 의미를 담고 있다. 북소리에서 북이 가죽으로 만들었다면 닭과 피 빠진 고통과 거기서 나오는 일념의 비명은 익히 알 듯하다만, 피가 다 빠진 뒤에야 잠잠한 짐승의 안쪽이다. 그러니까 이러한 일은 엄청난 것이므로 머리가 핑 돌만도 하다. 핏발 선 꽃들 물론 수국 그 범주에 들지는 않지만, 모가진 젖힌 닭과 관련한 관련자임은 틀림이 없고 힘세고 오래가던 것 에너자이저 약발이다. 그 약발로 인한 그러니까 쥐약과는 엄연히 다른 것임을 알 수 있다. 추려 추려서 울어낸 그 국물 같은 닭 뼈다귀 화단에다가 던진다. 수국은 혈육처럼 그러안고 밤새 핥는 것이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786건 9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3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 08-11
438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8-11
438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8-11
43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8-11
43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8-11
43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08-11
43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8-10
43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8-10
43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8-10
43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8-09
43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8-09
43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8-09
43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8-09
43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8-09
43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08-08
43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8-08
43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8-08
43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8-08
43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8-08
43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08-07
43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8-07
43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8-07
43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08-07
436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8-06
43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8-06
436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8-06
43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08-05
43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8-05
435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8-05
435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8-05
43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8-05
435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8-04
435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8-04
43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0 08-04
435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8-03
43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8-03
435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08-03
434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8-03
434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8-03
43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8-03
43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8-02
434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8-02
434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8-02
434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8-02
434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8-01
434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8-01
434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1 08-01
43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07-31
43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07-31
433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7-3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