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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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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꽃무늬 흉터 =박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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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1회 작성일 24-08-05 19:11

본문

꽃무늬 흉터

=박지웅

 

 

    서랍 안쪽에는 세상이 모르는 마을이 있다 속으로 밀어넣은 독백들이 저희끼리 모여 사는 오지

    먼 쪽으로 가라앉은 적막에 새들도 얼씬하지 않는, 바람마저 알아차리지 못한 그 외진 길에 편지 하나쯤 흘러들었을 것이다

    서랍에 손을 넣으면 독백은 내 손을 잡고 아랫마을로 내려간다 그렇다고 나는 믿는다, 종종 과일이 사라지는 것은 마을에서 손이 올라온 것

    내가 먹은 그리움에는 왜 뼈가 나올까

    누군가 파먹은 사람의 안쪽 가만히 문지르면 흉터는 열린다, 서랍처럼

    가끔 그곳에서 곡소리가 난다 고백 하나가 숨을 거둔 것이다

    부치지 못한 편지, 밖으로 발을 내민 그리움, 뼈만 남은 글자들이 꽃상여에 실려 거처를 떠난다, 그렇다고 나는 믿는다

    모든 흉터는 눈뜨고 죽은 글자들 모든 꽃은 죽어서 눈뜬 글자들이다

 

 

   문학동네시인선 157 박지웅 시집 나비가면 044-045p

 

 

   얼띤感想文

    까딱 잘못하면 꽃무늬 팬티로 읽을 뻔했다. 지난날 과오過誤를 과일過日로 치자. 지난날까지 볼 것도 없다. 오늘 저녁에 앉아 오늘 아침부터 조금 전까지 일어난 일도 과일이겠다. 일기처럼 모으는 일은 피곤하다. 그러므로 썼어 넣을 수 있는 공간, 서랍은 역시 시마을이면 제격이다. 특별히 보관하고자 할 필요도 없고 안면은 바로 닦아 닦은 지면은 또 바로 처리하는 곳, 뼈든 아니든 허물이든 아니든 살아 있어 맞는 비처럼 오늘도 샤워한 기분 꽃무늬 흉터다.

    모든 흉터는 눈뜨고 죽은 글자다. 그냥 죽은 글자라면 그건 흉터는 아니듯, 죽음만 있었겠다. 그러니까 흉터는 어쩌면 반향이다. 글자에서 피어오른 또 다른 그림자를 낳았으니까, 그것은 시적 주체로 보면 흉터나 다름없겠다. 모든 꽃은 죽어서 눈뜬 글자다. 그러니까 여기서 눈은 맹아萌芽. , 꽃은 연꽃이겠다. 눈뜨고 죽은 글자와 죽어서 눈뜬 글자의 차이는 흉터와 꽃의 차이가 되듯 죽은 글자와 눈뜬 글자다. 이 지면은 흉터다. 꽃으로 피우진 못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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