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환일식 / 기혁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금환일식 / 기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23회 작성일 18-10-11 03:39

본문

금환일식 / 기혁


너의 고통이 짙어질수록

나는 점점 더 빛난다

별을 보다 눈이 멀어버린 천체 물리학자처럼

타인의 빛을 탕진하며 홀로

남겨진 사랑


수십억 광년의 고독을 견디기 위해

내 어머니의

어머니들에게서 물려 내려 온

저녁의 나이테들이

언젠가 반짝였을 금빛 가장자리를 지우고

한 생의 약지를 향해 간다


우주에서 잃어버린 마음 하나가 입가에 맴돌 때

제아무리 술을 부어도 성배가

되지 못한 입술들은

끝끝내 말이 될 배후를 흘리고 있다


이상하지, 우주에서 발음할 수 있는 건

모두가 익숙한 일들뿐이구나

살색 반지자국으로 남을 지구의 그늘에

누군가의 전생이 태양처럼 떠오르고

그을린 유리조각을 대고서야 보이던 아이들은

강철의 이빨이 돋아난 불개를 닮았다


사소한 역사의 강물 속에서

잉어도 황새도 어쩌지 못한 사연들이 금빛

상처를 남기며 불타오르는 시간

너는 까마득한 공복의 인연을 향해 손을 뻗는다


지상에 없는 장소들로부터 마침내 타인은 타인이 되고 그리하여

미래의 아이들이 파먹고 남은 태초의

마지막 원반을 관통하면서

한날한시 첫꿈의 굵은 마디마디


슬픔이라는 육체의 겹침을 서로를 향해 쌓아 올린다


* 기혁 : 1979년 경남 진주 출생, 2010년 <시인세게> 시 신인상, 201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 시집 <모스크바 예술극장의

               기립 박수>


< 감 상 >

달이 해 속으로 포근히 들어앉은 금환일식 광경에서

화자는 포근한 어머니의 품 속을  생각해 내고  

그런 어머니들이 꼈던 금가락지도 생각해 낸다, 그와 함께

긴 세월 화자의 마음속을 유영하던 우주적 각종 아름답고 고독한

이미지들이 웅숭깊고 모호하게 둥둥 떠다닌다

- 누군가의 전생이 태양처럼 떠오르고

- 그을린 유리조각을 대고서야 보이던 아이들은

- 강철의 이빨이 돋아난 불개를 닮았다

일식광경을 보려고 유리조각을 눈에 대고보던 어린시절이 생각 난다

그 때는 시뻘건 해를 불개가 삼키려다 뜨거워서 도로 뱃었다 했는데,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48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84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08-18
84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8-10
84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8-01
84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7-25
84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7-18
84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 07-11
84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7-04
84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6-27
84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0 06-20
83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0 06-13
83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0 06-06
83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 05-30
83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 0 05-23
83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 0 05-16
83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5-09
83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0 05-02
83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0 04-25
8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 0 04-18
83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 04-11
82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0 04-04
8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 03-28
82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 03-21
82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 03-14
82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 03-07
82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0 02-28
82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 0 02-21
82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 02-14
8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0 02-07
82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0 01-31
8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 01-24
81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 0 01-17
81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 0 01-10
81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3 0 01-03
8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 12-27
8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 0 12-20
8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0 12-13
81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 12-06
81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 11-29
81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0 11-22
80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0 11-15
80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0 11-08
8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 0 11-01
8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 0 10-25
80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 0 10-18
8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 0 10-11
80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10-04
8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5 0 09-27
80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9-20
80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 09-13
79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 09-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