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실점 / 노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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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06회 작성일 20-06-22 04:03본문
소실점 / 노승은
나는 비어 있는 토요일에 있고
너는 언젠가에 있지
나는 어지럼증을 앓고
너는 늙기 알맞은 꽃나무가 되어
마주칠 수 없는 봄으로 찾아오지
한번은 만난 것처럼
어디쯤에서 안아보고 싶었으나
꽃잎이 날아와
창문에 붙고
순한 얼굴로 그것을 떼어낼 때
다시 아득해지는
따뜻한 밥상을 놓고
나는 여기에
너는.
* 노승은 : 서울 출생, 2005년 <서정시학>으로 등단, 시집
<나는 구부정한 숫자예요> 등
< 소 감 >
길항하는 두 평행선이 끝내는 만나지 못하고 한 점이 되었다가
소실점으로 사라지는 것은 지구는 둥글다는 우주의 섭리에 대한
오묘한 증거
화자는 소실점에 대한 사라짐 보다는 평행하는 두 직선의 길항에
방점을 둔듯
- 나는 비어 있는 토요일에 있고 / 너는 언젠가에 있지
- 나는 어지럼증을 앓고 / 너는 늙기 알맞은 꽃나무가 되어
- 마주칠 수 없는 봄으로 찾아오지
길항하는 두 평행선은 생과 사, 양과 음, 선과 악, 그리고 허무, 무상
비애, 환희 등 우리 인생사에서 흔히 대칭되는 우연과 필연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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