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의 새 / 고주희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자정의 새 / 고주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14회 작성일 20-09-04 04:26

본문

자정의 새 / 고주희 


빨려들어간다 검은 폭죽 속으로


녹슨 말들이 불의 중량을 다룰 때

던져지는 바닥과 지속되는 피투성이 얼굴


단호하게 말하는 법을 익히고

반복되는 키스로 결핍을 잉태하며

칠흑 같은 인사를 나눌 때


빨려들어간다 누군가 툭, 떨어뜨린 웃음소리

고작 일주일도 견디지 못한 벚꽃처럼

밤의 침상 위로 흩어지는 깃털들


이제 그만 접자니

결말이 안 나는 것처럼 지독한 게 없다고


비좁고 어두운 터널만을 건너온 두 손이

기어이 내 얼굴을 감싸 쥘 때

지탱했던 말 사이의 간격 같은 것들이 무너진다


차라리 보지 않았더라면

들키지 않았더라면


붉게 점멸하는 새의 눈을 연습하면

굉음을 내며 비상하는 묵직한 심장 하나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사라질 수 있을까


* 고주희 : 1976년 제주 출생, 2015년 <시와표현>으로 등단


< 소 감 >


코로나19가 덮쳤다 봄부터 지금까지 깜깜한 어둠 속이다

빨려 들어간다 블랙홀 속으로 세간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호머샤피언스도 크로마뇽도 아닌 마스크맨이 

새로운 족속으로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마스크맨이 아니면 

사람도 못된


나는 너를 바라보면 안돼

너도 나를 바라보면 안돼

흩어지는 것만이 단합하는 거야


"정부가 국민을 속이고 있습니다 순전히 사기입니다"  

곧 터질 것 같은 울분을 꿀꺽꿀꺽 삼키는 괴물 앞으로

파리 떼들이 꾸역꾸역 모여 윙윙 거린다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 징그러운 이밤

자정의 새 한 마리 꼴깍 마른침을 삼킨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0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61 1 07-07
416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 05-10
416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3 05-05
416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2 05-05
416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 05-03
416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2 05-01
41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 04-27
416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 04-27
416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 04-26
416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2 04-23
416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4-18
415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2 04-17
415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4-12
41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4-04
41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0 03-29
41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3-22
415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3-18
415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 03-15
41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3-14
41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 03-08
41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3-03
414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1 02-18
41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02-16
414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02-11
41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1 02-04
414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 02-03
414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0 01-29
414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3 01-28
41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01-26
414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 0 01-25
41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1 01-22
413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2 01-20
413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 01-19
4137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 1 01-14
413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01-08
413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 01-03
413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12-24
413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 12-22
41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 12-21
413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0 12-07
41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 12-03
41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 0 11-30
412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 11-23
412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1 11-18
41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 11-17
41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0 11-16
4124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 11-15
412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0 11-15
412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11-14
412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1 11-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