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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도시의 귀 / 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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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4회 작성일 22-02-21 05:42

본문

도시의 귀 / 이서화


머릿속이 하얗다는 것은

하얀 달 하나 떠있기 때문이다

반듯하게 혹은 모로 누워서 여전히

머릿속이 하얗고 달은 기울어서 멈춘다

굳어진 머리는 푸른빛을 거둔 지 오래다

어두운 밤 검은 도로를 질주하는 굉음은

잡을 수 없는 소문 같다

콘크리트 바닥처럼 딱딱한 말들이

걸음도 없이 또각또각 걸어간다

차들의 긴 꼬리가 너무 빠르다

도시의 귀는 이미 막혔다

모든 사람 제 말만 떠들 뿐

얼굴을 모르는 말들이 하얗게 떠있는 밤

선술집 네온사인 간판처럼 깜빡이는 말들이

쉽게 꺼지지 않는다

출처도 없는 말을 듣고 속이 불편하다

불같은 연소가 뿜어내는 매연이 맵다

어둠은 가로수 잎 사이로 스며들고

묵비권에도 요동치는 파동이 인다

시간이 지나도 마찬가지로

세상을 바라보면 구겨버리고 싶은 백지다

그 때 가만히 생각을 들여다보니

점점 부풀어가는 낮달이 허락도 없이 떠있다

달을 굴려보지만

각진 모양으로 어디로도 굴러가지 못한다

잠시 귀도 닫고 낮달을 끄고 싶다


* 이서화 : 1960년 강원도 영월 출생, 2008년 <시로 여는 세상>등단

            시집 <굴절을 읽다> 등


#,

음향과 색채가 다양한 도시의 일상적 풍경을 이미지화 한 

화자의 상상력은 독자의 심연까지 현란한 파문을 일으키며 

또 하나의 도시를 만들어내고 있다

                 *

두 귀를 쭁끗 세우고 어둠 속 달리는 도시 

안개처럼 드리워진 無, 存在는 無에서 오는법

無속을 둥둥 떠다니는 주체없는 객체들

토르소의 몸통들만 활보하는 

사유와 사물이 혼재된 곳  

영혼 없는 굉음이 긴- 꼬리를 남기며 빠르게 

멀어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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