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에게 / 문효치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풀에게 / 문효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3회 작성일 22-05-16 05:06

본문

풀에게 / 문효치


시멘트 계단 틈새에

풀 한 포기 자라고 있다

영양실조의 작은 풀대엔

그러나 고운 목숨 하나 맺혀 살랑거린다

비좁은 어둠 속으로 간신히 뿌리를 뻗어

연약한 몸 지탱하고 세우는데

가끔 부심한 구두 끝이 밟고 지날 때마다

풀대는 한 번씩 소스라쳐 몸져눕는다

발소리는 왔다가 황급히 사라지는데

시멘트 바닥을 짚고서 일어서면서 그 뒷모습을 본다

그리 짧지 않은 하루해가 저물면

저 멀리에서 날아오는 별빛을 받아 숨결을 고르고

때로는 촉촉이 묻어오는 이슬에 몸을 씻는다

그 생애가 길지는 않을테지만

그러나 고운 목숨 하나 살랑거린다


* 문효치 : 1943년 전북 군산 출생, 1966년 <서울신문,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정과정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수상, 시집 <나도 자람꽃> 등 다수


#,

시멘트 계단 틈을 비집고 나오는 연약한 풀대를

바라보는 화자의 눈길은 온화하다 

그렁그렁 눈물 맺힌 듯 나브끼는 풀대 모습에서

따뜻하고 다정함과 소소한 낭만까지 느끼게 되고 

심상 끝자락에 저항 이미지도 살짝 보이기도한다

 

일제시대의 핍박, 6.25의 비극, 이승만 독재정권

무자비한 군화발통치등 우리 민족에게는 쓰라린 

고통과 굴종의 시대가 있었는데, 

김수영 시인의 풀에서도 느꼈 듯 풀은 쓰러졌다 

꺾이지 않고 끈질게 다시 일어서는 저항의 민족 

이미지로 상징되어 왔다

 

군화발 통치의 암울했던 시대에 그 고통을 한 줌의 

물처럼 달래주던 타는 목마름의 시인, 오적의 시인 

풀의 정신, 풀의 결기 김지하 시인이 얼마전 타계했다 

참 아쉬운 일이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0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61 1 07-07
416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 05-10
416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3 05-05
416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2 05-05
416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5-03
416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2 05-01
41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 04-27
416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 04-27
416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 04-26
416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2 04-23
416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4-18
415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2 04-17
415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4-12
41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4-04
41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 03-29
41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3-22
415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 03-18
415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 03-15
41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3-14
41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 03-08
41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3-03
414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1 02-18
41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02-16
414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02-11
41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1 02-04
414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 02-03
414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0 01-29
414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3 01-28
41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01-26
414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 0 01-25
41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1 01-22
413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2 01-20
413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 01-19
4137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 1 01-14
413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01-08
413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 01-03
413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12-24
413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 12-22
41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 12-21
413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0 12-07
41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 12-03
41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 0 11-30
412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 11-23
412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1 11-18
41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 11-17
41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0 11-16
4124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 11-15
412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0 11-15
412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11-14
412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1 11-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