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박해람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박해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2회 작성일 22-09-16 22:42

본문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박해람

 

 

    바람이 불고 조등이 흔들린다. 어느 상가에서 북적이다 가는 중일까 여름비에 꽃 조등 다 떨어져 있다 뒤늦은 괜히 떨어진 꽃송이만 이리저리 굴리고 있다 장마는 물의 소리만 키워 놓았다 한 번도 끊어진 적이 없는 긴 끈 같은 물소리 오늘 그 끈에 목을 맨 이가 있는 마을에 있다 왁자한 집의 대문 옆에서만 핀다는 저 등() 어지러운 획()들이 씨앗처럼 베어 나와 검다 저 왁자한 며칠은 죽은 이로부터 빌려 오는 기간이 아닐까. 그사이 음식과 나무젓가락은 늙거나 수척해졌다 잠잠해진 물소리를 끊어다 망자를 꽁꽁 묶는 아침 저 꽃 하필이면 죽은 이의 시간에 피어 허름한 비에 젖다 가는지 삼일장(三日葬) 동안 집집마다엔 누런 물소리가 가득해서 목이 다 쉬었다. 한밤 물길을 끊으려 둑길에 나왔다가 이미 흘러간 끈을 감으려 따라간 귀를 기다릴 뿐이다 귀 없는 검은 돌이 오래 앉아 있다. 구불구불 오래 흘러갈 끈 허공의 편도에 어두운 구름이 후진으로 산을 넘어간다. 늙은 음식들도 다 바닥나고, 슬픔 같은 건 이미 다 상했다 불 꺼진 꽃을 꺾어 가는 사람이 있고 열 개의 발가락이 다 젖어 있다

 

   鵲巢感想文

   호상(好喪)=鵲巢

    문을 나섰다 검은 아스팔트를 밟고 걸었다 캄캄했다 마트 지나갔다 마트 사장님은 바깥에 나와 담배를 피웠다 막창집도 지나갔다 갓등 홀로 서까래에 덩그러니 매달려 거리를 밝혔다 근래 개업한 중국집을 지나, 옥돌이 가득한 입 꾹 다문 콘크리트 건물에 닿았다 문 열었다 추억 속에 그 사람도 그랬다 그 사람은 지나갔다 말 못 하는 이 가슴을 헤아려줘요 그렇지만, 나는 나를 맛볼 수 없었다 나 그대 믿고 따라가리, 이런 건 정말 싫었다 모두 미쳤나 봐 그런가 봐, 우이~ 우이요, 우이~ 우이요, 날 내버려 둬, 마음 아팠다 나빠, 그녀는 나빠, 아빠 이제 나를 가져봐, 아파했으니까! 너도 알고 있잖아! 모두 지워버려, 마지막 순간까지 제로가 될 때까지 꾹 참고 앉아 있자 좋아해서 미안해, 좋아해서 미안해, 나는 그대를 좋아하고 있어요, 거짓말처럼 들렸다 에어컨은 여태껏 틀고 있었다 호상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이 다녀갔다




.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0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62 1 07-07
416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 05-10
416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3 05-05
416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2 05-05
416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5-03
416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2 05-01
41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 04-27
416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 04-27
416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 04-26
416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2 04-23
416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4-18
415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2 04-17
415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4-12
41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4-04
41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 03-29
41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3-22
415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 03-18
415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 03-15
41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3-14
41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 03-08
41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3-03
414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 1 02-18
41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02-16
414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02-11
41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1 02-04
414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 02-03
414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0 01-29
414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3 01-28
41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 0 01-26
414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 0 01-25
41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1 01-22
413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2 01-20
413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 01-19
4137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 1 01-14
413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01-08
413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 01-03
413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12-24
413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 12-22
41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 12-21
413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 0 12-07
41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 12-03
41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 0 11-30
412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 11-23
412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1 11-18
41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 11-17
41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0 11-16
4124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 11-15
412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0 11-15
412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11-14
412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1 11-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