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의 증언 =고진하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티끌의 증언 =고진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2회 작성일 22-09-20 12:54

본문

티끌의 증언

=고진하

 

 

    불의 터널을 지난 뒤 화로(火爐)에 남은 뼈 몇 조각, , 어머니 살던 궁전은 어디로? 늘그막엔 초라하게 변했지만 오, 어머니 가꾸던 욕망의 오두막은 어디로?

 

    저 뼈 몇 조각을, 절구에 곱게 빻은 한 줌 재를 읽으라, 점자를 더듬듯 읽어보라는 것인가 눈멀고 귀먹은 세월의 고통조차 존재의 빈 칸으로 확실하게 처리될 저 티끌의 증언을, 부재의 영원한 공식을 되새기라는 것인가

 

    유골함 앞세워 육중한 철물 밀고 나가자 가장 가벼운 것을 거둔 맹목의 하늘이 가장 가벼운 것들을 난분분 난분분 흩날리고 있었다

 

   鵲巢感想文

    나를 낳으신 아버지가 생각난다. 마지막 모습에서 웃으시는 얼굴과 더는 수축할 수 없는 몸까지 죽음에 대한 태연한 자세와 무거웠던 입까지 싸늘한 손과 뱃가죽을 만져보았다. 아버지의 부재는 부재가 아니었다. 내 마음에는 늘 자리한다. 그 어떤 시보다도 더 명료하다. 나도 아버지처럼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다는 마음을 수시로 가진다. 웃을 수 있는 얼굴로

    아들이 하나 있어 아버지를 보았다. 그러나 더 편안한 것은 어머니처럼 어머니와 같은 하늘이겠다. 육중한 이승의 삶을 다 정리하고 오른 저 하늘의 가슴은 그 어떤 것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포용력이었다. 맹목적이었다. 난분분 난분분 어찌 이리 가벼운가, 돌고 도는 자연의 생리에 어머니는 어머니와 같은 자세로 어디론가 심어지고 어머니처럼 일깨우는 존재로 흩날려 갈 것이다.

    티끌의 증언을 떠나 부재의 영원한 공식에서 부재의 영속성은 어디까지일까! 시처럼 영원한 어둠은 아닐 터, 티끌은 티끌이 아니듯 어느 한 생명의 도는 피처럼 그 속에 한 원소의 역할이거나 무생물로 하늘 바라보는 영속성은 있겠다. 이 우주가 인간에 의해 망가지는 일이 없더라면 말이다.

 


.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0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62 1 07-07
416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 05-10
416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3 05-05
416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2 05-05
416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5-03
416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2 05-01
41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 04-27
416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 04-27
416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 04-26
416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2 04-23
416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4-18
415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2 04-17
415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4-12
41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4-04
41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 03-29
41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3-22
415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 03-18
415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 03-15
41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3-14
41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 03-08
41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3-03
414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 1 02-18
41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02-16
414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02-11
41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1 02-04
414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 02-03
414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0 01-29
414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3 01-28
41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 0 01-26
414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 0 01-25
41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1 01-22
413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2 01-20
413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 01-19
4137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 1 01-14
413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01-08
413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 01-03
413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12-24
413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 12-22
41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 12-21
413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 0 12-07
41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 12-03
41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 0 11-30
412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 11-23
412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1 11-18
41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 11-17
41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0 11-16
4124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 11-15
412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0 11-15
412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11-14
412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1 11-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