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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67회 작성일 17-08-24 23:30

본문


도시는 얼마나 뜨거워서,

펄펄 끓어 가장 자리로 거품이 넘치는 바다로 피서를 오는가,


햇볕들 틈이 없어 그을릴 수도 없었다
발 디딜 틈이 없어 쓰러질 곳도 없었다
박이 터질까봐 썼던 헬멧들을 벗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열에는 열
살벌한 법전을 새길 때 부서져 내린 모래에 눕는다
젖은 신문처럼 축 쳐져 내린 하늘을 이고
하나같이 노랗게 뜬 얼굴들을 아래로 떨구는
발꿈치 내려 놓을 곳 없는 자리들을 지키던 시루였다
맨살이 맞닿는 밀착으로 후덥지근해진 일상들은
날마다 냉수를 뒤집어 쓰며 내일의 비를 기다렸고
온몸이 성장판인 꿈들은 샤워만 해도 키가 자랐다
사람 밑에 사람 없고, 사람 위에 사람 없다는
흰소리를 한 웅큼씩 뽑아 쓰린 속을 해장하며
사람 밑에도 사람이고, 사람 위에도 사람일 뿐이라고
섣부른 객기로 달군 혓바닥이 얼마나 뜨거웠던지
입천장 데이며 넘긴 국물이 시원했다

 

대륙과 대륙 사이에 걸린 가마솥이다


사람은 얼마나 뜨거워서
등푸른 섬들이 푹푹 삶겨서 시퍼렇게 우러난 육수 위로
더 우러날 것도 없는 띠포리처럼 하얀 배들이 둥둥 떠다니는
저 바다에 몸을 던지고도 시원한가?
뭉텅뭉텅 시루를 빠져 나온 속살들이 푹푹 삶겨
시원한 맛이 우러나는
바다는 얼마나 뜨거워
뭉개뭉개 피어오른 김으로 하늘을 들어 올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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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공덕수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해요.

점점 시 쓰기가 어려워집니다.
진실을 쓰자니 진부해지고
진보적으로 쓰자니
진실과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열렬히 쓰겠습니다.
덕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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