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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분점을 지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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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3회 작성일 24-09-03 09:24

본문

추분점(秋分點)을 지날 때

 

여름의 꼭짓점을 돌아와

모서리를 해가 비춘다

입체각 아래는 가을의 평면,

흩어져 풀어진 조각구름

석가산石假山처럼 떠있는 노을

하늘색과 자홍색의 나팔꽃이 피어있다

버스처럼 오가는 낮과 밤이 열대의 직경을 벗어나고 있다

세 갈래로 갈라진 백색의 심장들이 중심에서 웅성거린다

이국의 전쟁은 회전하고

신의 정원은 떠도는 예언과 교설이 넘쳐나 알 수 없다

나비가 처음의 위치로 돌아왔을 때

인어들처럼 사라졌다

적도에서 살찐 말이 풀을 뜯는다

말굽소리가 회귀선에 묶인 별빛을 따라다닌다

 

옛 사람의 글귀를 따고 있는데

상우대常雨帶처럼

늘 비가 내리는 조각술을 가진 사람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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