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의 미동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2,099회 작성일 17-09-23 09:10본문
미련의 미동微動 / 테울
1.
고추잠자리들 공중무대를 누비고 있다
저 소리 없는 사위는 어쩜
살풀이 소풍인 듯
높이 구름의 관객들은 갈바람 따라 유유히 사라지는데
그 아래 어중간을 빙빙 돌고 도는
제자리 비행이다
어느덧 서늘해진 바람결로 한참을 멈춘 듯
그칠 줄 모르는 가느다란 날갯짓
설마, 누울 자리를 찾는 건 아닐 테고
끝내 접기 싫은 삶의 묵상이겠지
2.
저들의 커다란 눈망울로 한껏 담은 건
거미줄처럼 엮은 고행의 투명한 날개와
마디마디로 뜨겁게 달군 붉은 체본
그리고 더 깊숙한 뇌리 속으로 품은 건
지난날 수차례 허물을 벗던
꼬물꼬물 들숨날숨 헐떡이던
기어코 살아남은 전생의
아가미 추억이겠지
가까스로 하늘을 날았으나
끝내 용의 꿈을 접지 못한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추잠자리 공중 무대가 시사하는 바가 깊군요
저 생각도 그런거 같습니다.
하늘은 날지만 얼마 남지 않은 고추잠자리 생애를
생각해 봅니다.
상대가 가진 것을 뺏기위해 죽임까지 불사하는
지금의 시국과 세상을 개탄 합니다.
늘 고운 심성을 배우고 갑니다
평안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자리만 빙빙 돌다 날개도 접지 못한 채 어느날 사라져버릴 잠자리의 일생입니다
적룡의 심기를 품고 수차례 헐벗으며 태동했지만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비행입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높은 가을하늘 고추잠자리의 태동이
깊어가는 가을하늘을 휘황찬란하게 물들입니다
시인님의 시문이 가을 하늘을 더 드높입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무렴, 고추잠자리 비행이 휘황하기까지 하겠습니까
초라한 생각에 머물러주심을 감사히 여깁니다
시인님의 글처럼 늘 건강하시길...
맛살이님의 댓글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애로워 보이는 고추 잠자리의 눈매 속
한 곤충의 삶뿐만 아닌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깊은 시심이 감동을 선사합니다
오늘도 뒷 담장 안에서 모기 사냥을 하는
잠자리들이 왠지 더 애처로워 보이는 군요
감사합니다, 테울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간도 어쩌면 곤충과 닮은 삶이겠습니다
맛살이님도 저도...
아닐까요?
감사합니다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명의 미련
있다 없다의 사이
못다 이룬 꿈이라면
있다에
묵상하듯 흘러간다면
없다에
결국 마지막은 있다와 없다의 간극을
초월하는 그 어떤것이 겠지요
가을 대명사 중 하나인
잠자리를 가까이어 만나봅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 시인님
좋은 주말 되십시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든 것이 미련이지요
미련이 없는 삶
가능할까요?
초월할 수만 있다면
곧 부처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추 잠자리에서 유추하는 상상력의 진수를
느낍니다.
물속의 자식이니 한 번쯤은 용의 꿈을 꾸었겠지요.
지금은 비록 제자리 비행으로 끝날망정... ㅎㅎ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찾아 뵙습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물에서 꿈꾸다 하늘로 자리을 옮긴
잠룡의 전생이지요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