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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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
눈을 뜨자
간밤의 악몽들이 베개에 파스처럼 달라붙었다
손가락도 없이 역한 침냄새가 콧구멍을 들쑤시고
밤새 켜 놓은 티브이에서 캐논 같은 아나운서의 목소리
전복된 그날의 프롤로그를 판결문처럼 읽어대고
초등학교 음악시간처럼 돌림노래가 맴맴거리고
찢긴 담배 필터 같은 축축한 아침이 온몸을 일으킨다
간밤에 악몽을 꾸었는지
크산티페 사촌쯤 되는 마누라가 눈깔을 부릅뜨고
면전에 박스 떼기를 날린다
혁명은 기호식품이 아니라고 되새김질하며
마른오징어처럼 눈깔을 굴리며 경비실로 갔다
분리수거함에는 나를 닮은 피데기들
플라스틱, 유리병, 비닐, 종이, 알루미늄..........
간밤에 무슨 꿈을 꾸었을까
댓글목록
미소님의 댓글

아내분이 크산티페 사촌쯤 될 만한 상황이었네요
특히 전기세 아끼셔야지요
웃음주셔서 감사합니다, 웃으면 안되는데...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새해에도 늘 건강한 나날들,
일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