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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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陵
江陵은 멀지 않다고 들었다. 따가운 차창 밖으로
다크초콜렛처럼 씁쓸한 점액이 쏟아지고 있다. 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새삼스레 커다란 손. 한없는
바닥으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나선형 어둠의 더듬이는 천 개다.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몸
부림친다. 이 어둠을 건너온 여자는 자신의 습관
들을 채집하고 있는 중이다. 에벌레의 청록빛
탯줄 자르고
잡은 나비들을 자신의 곤충채집
상자 안에 넣는다. 은회색 먼지 잔뜩 얹은
기린 한 마리가 차 옆에서 달려간다. CROSSROAD. 파랗게 질린
꽃잎들 안에 저마다 萬神들이 전복껍질같은 손으로
얼마나 저 여자의 벗은 몸을 만졌을까? 여자는
江陵을 향해 고개 하나 넘을 그 무게만큼 희미해진다.
달릴수록 江陵은 더 멀어진다. 여고생이 낳은 아이 하나가 변기
안에서 익사해 버린 탓이다. 예리한 면도날이 내게 희미한
웃음을 짓는다. 남자는 어둡고 습기찬 지하실로 내려갔다. 그의 어깨에 내려앉은
수억 개의 먼지들이 찰나 동안 어둠 속을 떠돌았다. 얼굴 가린 사람들이 모여선 한
가운데에서 그는 고문을 받는다. 나의 일상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방문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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