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종이접기
정민기
한밤중에 달을 반으로 접어
하늘 중간쯤 모셔 놓고 잠에 빠져들었다
하릴없는 강아지처럼
빈둥거리는 아침에 금세 빛바랜 달
앙상한 나뭇가지에 결국엔 붙잡혀 있구나
그가 접힌 자리는 그림자가
어쩌지 못하고
안타까울 정도로 매번 깔끔히 지워지는 곳,
차가운 바람에 쭈뼛쭈뼛 일어서는 머리
거수경례라도 할 것 같지만
거기까지는 바라지 않는 눈치이다
블랙커피 같은 아침노을을 단숨에 들이켜고
산책하는 그 길가마다
겸손한 자세로 낮게 낮게 깔리는 입김
오늘 밤에도 마저 종이를 접겠고
정민기
한밤중에 달을 반으로 접어
하늘 중간쯤 모셔 놓고 잠에 빠져들었다
하릴없는 강아지처럼
빈둥거리는 아침에 금세 빛바랜 달
앙상한 나뭇가지에 결국엔 붙잡혀 있구나
그가 접힌 자리는 그림자가
어쩌지 못하고
안타까울 정도로 매번 깔끔히 지워지는 곳,
차가운 바람에 쭈뼛쭈뼛 일어서는 머리
거수경례라도 할 것 같지만
거기까지는 바라지 않는 눈치이다
블랙커피 같은 아침노을을 단숨에 들이켜고
산책하는 그 길가마다
겸손한 자세로 낮게 낮게 깔리는 입김
오늘 밤에도 마저 종이를 접겠고
댓글목록
힐링링님의 댓글

달은 반으로 접어
뛰어난 감각적인 시어가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달은 반으로 접는 그것이
아름다움의 상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민기09 시인님!
정민기09님의 댓글의 댓글

한 주간도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