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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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04회 작성일 22-04-29 09:00본문
송악 / 백록
비와 바람, 그리고 볕을 먹고 사는 넌
거친 이 섬의 초상이다
가까이 가파도와 마라도를 품고 멀리 이어도를 향해 구멍 숭숭 뚫린 돌담을 뼈대로 삼고
아득바득 버티며 줄기차게 기어오르는 너의 끈기는
언뜻, 임 향한 일편단심이다
혹은, 포은圃隱의 근심거리처럼 비치는
선죽교善竹橋의 표정이랄까
골그락 골그락
마치, 잔뜩 허기를 품은 것 같은 너의 수명은
그럭저럭 천년을 더 살고도 남겠다
이 섬이 개발에 치이지 않는 한
시퍼렇게 멍든 가슴을 파고드는 파도의
윽박지르는 소리
오늘도 으르렁거리지만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백록寸詩
멍때리다 / 김태운
- 멀대와 줏대 사이에서
지나가는 승려가 종려를 보더니 대뜸
"야! 자!"하며 소리친다. 이윽고 중얼거리는데
'어디서 굴러온 놈이 버르장머리하고는,
도대체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꼬락서니로구나.
나무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