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의 몽타주 > 창작시의 향기

범인은 밤낮이 모르게 나를 쫓는다 엄습은 나에게 불안하다 최종 책임은 전결권자가 아닌 나에게 귀인한다 옆 자리 여직원은 낄낄대며 웃었다 나는 초조하게 분침을 기다린다 팀장은 묵묵히 서류 더미를 뒤지고 있었다 모니터 속 화면 메신저 속 나의 사진 옆에는 범인이 나를 쫓아온다 벽에 걸린 행복한 캐릭터는 뒤에 칼을 숨겼어 범인이 나에게 온다고? 범인은 해명한다 속삭이듯이 그러나 고집불통처럼 갑자기 식탁을 뒤집어 엎는다, 직원들이 비명을 지른다 나도 모르는 새에 내 바지 뒤에서 칼을 꺼냈다 나는 낄낄대며 웃었다 범인은 늘 그랬다, 나는 칼을 숨긴 내가 두려워 탁탁 털고 사무실을 황급히 도망쳐 나왔다 그러나 늦은 밤이었다 다음 새벽은 나를 엄습한다

​

아빠의 것 같은 메리야쓰를 벗으며 회사를 탁탁 집어 던지는 날

나는 그 범인의 몽타주가 낯설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