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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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맑아서 뭇지위를 본다 이는 뭇가름없는 행보다 어떤 순차는 없었지만, 하나씩 떠오른 물알을 보면 아귀의 문짝에 구름의 뭇입만 오른다 밤거리를 놓고 좁혀가는 도꼬마리에 허공은 흔들리며 이만 닦는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림자 치다가 그림자에 묻혀 그림자를 잃는 꼴이다 그런데도 잠시 떠나가는 풋잠에 깎은 수염일까 이에 달의 이면은 꽃은 피는 걸까 그늘만 깊은 아침 벽만 자꾸 민다 기어코 밀어 닿는 달의 도끼에 견디는 영락한 구름 한쪽 도무지 알 수 없는 정원이다 너는 꽃을 아느냐 구석에 골몰하다가 인골을 덮는 흙 두덩일 뿐 조선條線에 묻은 먹똥이 엄지에 묻어오는 된바람일 뿐 곰살맞은 삿갓들이 밉상인 오지, 무작정 휘두른 칼에 어느 목이 또 델까 다만 우려다 혹시나 해서 물혹을 걷어 올리면 역시나 수빠진 뭉게구름, 까마귀 염불인가 까마귀 게 발 던지듯 문살 하나가 오독오독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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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생의 오지에서 겪은 영적 함몰이
풍요한 수풀에서와 같은 휘황한 향유가 되는 富를 대면하고저
덤벙대는 환희 안음이 되어
성적 그리고 영적 작용에 놓였습니다
있음을 갉아 먹는 마수를 용인하는 생명 얼룩이 찬란한 찬연함을 태우고 있습니다
빛이 놀이의 갈기 덜미 잡기에 임했습니다
콩트님의 댓글

가보지 못한 너머의 세계를 감상하듯 세태나 시류에 대한 임사체험을 하는 기분이 듭니다.
오늘은 제가 간 큰 삼식이가 되어 하루 종일 바퀴벌레 바라보듯 경멸의 눈초리를 받고 있습니다
휴일 저녁, 평안하시길 빕니다.
崇烏님의 댓글

좋은 말씀으로 깊이 새깁니다. tang 시인님
감사합니다. 남은 시간도 알 곡곡 담으시길요.
崇烏님의 댓글

ㅎㅎ저는 일식도 못합니다. 거저 무른 연근이라
늘 물 찰랑거리는 연근 밭 보며, 자아비판만 하니요.
귀한 시간 내주시어 자리 함께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콩트 시인님...
참 손열음 인상 깊게 남습니다. 마치 옥구슬 구불러가는 듯해서요.......
grail200님의 댓글

멋진 시입니다
매번 놀라워서 감탄사도 잊습니다
어휘력의 독보적인 경지를 감상하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시어를 탁월하게 다룬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기에
순수우리말의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보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짧은 시에서 못다한 얘기가 영감처럼 흐른다는 점
스스로 보기에 장점일수도 단점일수도 모를 일이겠지만
독자로써 긴 시의 매력을 모른다는 아쉬움이 듭니다
훌륭하고 좋은 시
시마을에서 오래도록 만남을 이어갔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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崇烏님의 댓글

grail200시인님 과찬입니다. ^^~~
늘 시마을 위해서 이리 애써 주시니요..
앞으로 더 분발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침 출근길 잠깐 들러 인사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