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빼고 광 내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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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02회 작성일 24-02-19 13:45본문
때 빼고 광 내던 날 / 최 현 덕
때에 절은 헌 운동화
그냥 신고 다녀도 묵묵부답
스쳐 지나는 시선이 불편한가?
마음먹은 날 때 빼고 광(光)낸다
덕지덕지 지나온 시간, 바람, 먼지를
비누 솔 거품에 씻고 있다
고약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누선(淚腺)자국이
물거품에 씻기고 있다
가파른 계단 만나 절은 땀도 씻겨주고
먼길을 떠나려 옹이진 신발 끈도 풀어주고
돌부리에 걷어차여 헤진 곳도 달래 주고
눌리고 짓밟힌 깔창도 갈아 주고 있다
언제나 헌신하기로 작정한 운동화
진 땅, 마른땅 가리지 않고 오체투지 함께
나누려 넙죽 바닥을 기는 너를 나는 오늘
경배하는 마음으로 구석구석 솔질로
때 빼고 광 내련다
순백의 시간이 흐르고,
벌건 대낮에 마른번개가 쳐도
거침없이 경배하리
밑바닥부터 경배하리.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운동화가 찍어 놓은 수많은 발자국에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이 담겨있을 텐데
기꺼이 가장 낮은 바닥이 되어준 운동화, 정말 경배 받아 마땅하지요.
당연하게 여겼던 것에서 깨달음을 뽑아주신 최시인님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퍼시인님의 배려 하시는 마음이 산이요 바다입니다.
항상 문 앞에 놓여 나의 발을 기다리고 있는 운동화를 하루 쯤은 경배 해 줌이 예의 같아서요. ㅎ ㅎ ㅎ
다녀가신 발자국에 와인 한잔 놓습니다. 고맙습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때에 절은 헌 운동화에서 뽑아내신 사유가
범상치 않습니다
바닥에 깔린 모든 고난을 안고 달리는 운동화
그 나눔과 헌신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절로
솟아나게 해주는 반짝반짝 때 빼고 광낸 좋은 시
감사히 잘 감상했습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 몸 하나 건사해 주는 그 모든것들에 대한 경배하는 마음의 글입니다.
그중에 으뜸은 아내에 대한 경배이지요. 말기암 환자를 살려놨으니까요.
어둠속 탐조등같이 시마을을 반짝여 주는 강시인님이 계셔서 즐겁습니다.
엊그제 칠순잔치해주는 자식들에게 한마디 했죠.
백살까지는 끄떡없다 고 요 ㅎ ㅎ ㅎ
강 시인님도 건안하시길 기원하며 쭈욱 100살까지 갑시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