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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즈음 구름을 살피다 문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66회 작성일 18-11-15 10:16

본문

소설小雪 즈음 구름을 살피다

문득, / 백록

 

 

 

서늘해지는 절기가 마침내 소설을 쓰려는 듯

만장滿場의 공중으로 원고지를 가득 펼쳐놓은 걸 보면

아마도 대단한 장편을 구상하는 듯

은밀한 내막들이 흩어졌다 뭉쳤다, 환절의 변덕처럼

편 가름이 잦고 몹시 어수선하다

토낀 듯 호랑인 듯 손오공처럼 수시로 변신하는 등장인물들

저 줄거리 속에 대체 무슨 흉계가 도사리고 있는지

 

오늘은 고작 구상 단계인데도 솜뭉치처럼 엉켜버린

실타래 꼴, 그 실마리부터 궁금증 잔뜩이다

비를 뿌리며 이야기를 도입하려는 건지

눈을 날리며 이야기를 전개하려는 건지

어쨌거나 독자가 건지고 싶은

해피엔딩이면 좋으련만

 

평화를 꿈꾸다 언뜻 반달곰처럼 곰곰해진 섬나라의 허공을 뚫고 지나치는 소란한 굉음 한 줄기

마치, 38선이거나 휴전선으로 느껴지던 시각

 

위쪽은 한참을 뭉게뭉게

아래쪽은 금세 흐물흐물

 

그 반전反戰의 반전反轉은 냉전의 시작에서부터

어느덧 60년을 훌쩍 넘겨버린 동안거

지루한 전운戰雲의 이야기인 듯

마칠 만하면 다시 쓰고 또 쓰다

살아생전 탈고할 지 모를

수만 권 대하소설인 듯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주의 아기자기한 변화와 생각들,
느끼는 감정들이 깊게 묘사 된듯 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누구나 조금은 중독인듯 합니다.
그런데 생각처럼 안되는 현실을 늘 발견 합니다

시인님은 그런 난관을 잘 극복 하신 것 같습니다.
무탈한 일상에 좋은 행운을 빕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에  소재는  어찌나 깊은지
살피다보면  너무 빠져  헤어나기 어렵습니다

대하를 엮으시려면 
세월 또한 묶어놓고  덤비셔야 할 듯 합니다ㅎ ㅎ
석촌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애향심 그윽한 토박이 시인,
백록 시인님!
우렁찬 한라의 용트림 같이 고막을 흔듭니다.
늘 좋은 글로 엔돌핀 주사를 주는 시인님께 합장 인사드립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또 늦어버렸습니다
답글이...

요즘은 뭘해도 허둥대기 일쑤입니다
어제도 쓴 술 잔뜩...

일일이 답하지 못함을 혜량하소서

두무지 시인님
정석촌 시인님
최현덕 시인님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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