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2일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2019년 10월 22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4회 작성일 19-10-22 00:02

본문


- 함께 유년의 이끼 낀 담벼락을 달렸던 사촌형에게



자, 다음 역은 심연입니다. 


말기암이 걷잡을 수 없이 펴져나가 

복수(腹水)가 가득찼다는 새까만 기차가 

터널을 통과하여 간이역에 섰다. 


햇빛이 쏟아지는 투명한 오후였다.  


히야신스꽃이 그를 마중하러 왔다. 빈 꽃병 안에 암컷의 뼈가 그득 들어 있었다.  


그는 바닥만을 보고 있었다.  

사과나무 가지가 휘어지도록 요란한 새소리가 무거웠다.  


직선의 안에는 여러 빛깔들이 함축되어 있었다.

이런 풍경 안에 직선을 긋는다는 것은 누군가를 매혹시키는 것.

사과알 속 산미(酸味) 가득한 즙이 되어

긴 혀 낼름거리며 나뭇가지와 잎 사이로 직선의 몸을 옮기는 것.

그는 방(房)을 상상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는 피 고인 폐 안에 머물러 있었다. 

배나무 가지가 팽팽히 펼쳐진 돛을 꿈꾸는 한, 선로는 일그러지는 것 속에서 몸부림칠 것이다. 

그를 규정하는 것은, 그를 향해 부딪쳐 오는 네 개 벽들이었다. 북극성을 바라보는 손가락에 굳은 살이 박히자, 날아가 버렸던 울새가 돌아왔다. 


차가운 시트 안에서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베개가 너무 높았고, 힘들게 넘어가야 할 숫자들이 종이상자 안에서 달그락거렸다.


그의 손가락은 창문에 불을 붙였고 

낡은 역사(驛舍)가 무역풍에 삐그덕거린다. 피오르는 꽃송이마다 형형색색 언어로 얼굴을 가렸다. 

얼굴을 가린 것들이 화석이 된 가지 위에서 목놓아 울고 있다.


그의 꿈은 지금 기차를 멈추고 있는 고통 속에 있다. 그의 몸짓은 가 된다. 그는 아름다운 것들에게 제 살을 찢어 먹이며 여기까지 왔다.

유화물감이 묻은 그의 표정 안쪽에 어떤 감촉이 느껴진다. 

기차가 조금 더 부풀어오른다. 마악 떠나가려는 허공이 뿌연 수증기로 감싸인다. 그는 호흡의 여러 조합들을 시도해 보며, 형형색색 이미지들이 머무르는 스테인드글라스에 조금 더 가까와지기로 했다. 

별자리들이 한낮의 사과나무 위에 내려앉았다. 

그는 녹슨 지붕 위에 반듯하게 섰다.

투명한 것 사이의 거대한 틈새가 잠깐 엿보였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4,646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85 12-26
34645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 05:51
34644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 02:17
34643
아다다 새글 댓글+ 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1:09
34642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 00:17
34641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0:01
3464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5-05
34639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 05-05
34638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 05-05
34637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5-05
34636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 05-05
34635
여름 산하 새글 댓글+ 1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5-05
34634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5-05
34633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5-05
3463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5-05
34631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5-04
3463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5-04
34629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05-04
34628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 05-04
34627 성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5-04
34626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5-04
34625
얼굴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5-04
34624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 05-04
34623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5-04
3462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5-04
3462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5-04
34620
주정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5-04
3461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5-03
34618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5-03
34617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5-03
34616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5-03
3461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5-03
34614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5-03
34613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5-03
34612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 05-03
3461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 05-02
34610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5-02
34609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5-02
34608
산책 댓글+ 3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5-02
3460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5-02
34606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 05-02
34605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5-02
34604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5-02
34603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 05-02
34602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5-02
3460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5-01
34600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5-01
34599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5-01
34598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5-01
34597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5-01
34596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5-01
34595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5-01
34594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5-01
34593
산에 핀 연꽃 댓글+ 5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5-01
34592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5-01
34591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5-01
34590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 05-01
34589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4-30
3458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4-30
34587 지중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30
34586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04-30
34585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4-30
34584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30
34583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30
3458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4-30
34581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 04-30
34580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29
34579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4-29
34578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29
34577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4-2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