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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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73회 작성일 20-07-31 16:36본문
황당한 소설 / 백록
개들이 물길을 거스르며 헤엄을 치는 여기는
시쳇말 그대로 개천이다
우왕좌왕 개판 같은 와중에서
누가 툭 내뱉는 소리
‘소설 쓰시네’
이 소리를 듣고 옥신각신하는 개들
한마디로 야단법석이다
하여, 나만의 나라말 사전을
샅샅 뒤진다
시끄럽게 떠도는 소문을 왜 지껄이냐는 듯
설사 같은 소리 그만 작작하라는 듯
한여름에 쌓인 눈을 치우냐는 듯
거짓 나부랭이를 쓰느냐는 듯
억울한 누명을 씌우냐는 듯
대강 그런 줄거리인 듯
이 삼복을 물어뜯으며 저토록 짖어대는 건
도대체 무슨 소설인지
오늘도 작달비는 치닥 치닥거리고
서슬 퍼런 검객들은 주인 갈려
갈팡질팡 서로 육박전이고
갈수록 나라 꼬락서니는
가히, 개꼬라지로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난독증 / 백록
한때, 이리저리 헤매던 나는
아비뇽의 처녀들을 캔버스로 갈가리 오려 붙인 피카소를 포켓몬의 피카츄라 읽었다
핵의 아버지 아인슈타인을 괴물을 만든 프랑켄슈타인이라 읽었다
달걀을 품은 에디슨을 신비주의 시인 에머슨이라 읽었다
죽어도 이 섬에 처박힐 나는 늘
세종의 점 하나를 떠올리며 새벽종의 해라 떠벌렸다
밤이면 달을 기다리며 돌의 씨앗이라 씨불였다
이도 저도 아니다 싶은 지금 나는
아래아, 그 점 하나를 찍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별이라 읽고 있다
문득과 언뜻 사이에서
'무엇이 성공인가?'*를
연거푸 뇌까리며
오독오독 되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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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 왈도 에머슨 (Ralph Waldo Emerson)의 시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내용 존경 스럽습니다
많은 발전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