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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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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인생만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0회 작성일 23-07-15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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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구


그녀가 내게 상담을 받으러 왔다고 했을 때 나는 매우 긴장했었다
그녀는 멀리 다른 교회에 나가고 있었고 아직 28세의 여청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작이 매우 우스꽝스러웠다

우선 그녀가 나를 대접하기 위해 사 온것이 풀빵 두 봉지였다는 것에서 약간
긴장이 풀어졌는데 그 다음의 그녀의 행동에서 나는 웃음을 참지 못할만큼이나
긴장감도 없어지고 편한 자세가 될 수 있었었다.

그것은 그녀가 풀빵 한 봉지를 풀어 놓고는 그것을 혼자서 막 먹어대는 것이었다.
내게 먹어 보라는 말 한마디도 없이 혼자서 마치 누가 뺏어 먹기라도 할까봐
재빠르게 풀빵을 입에다 갖다 넣는 참으로 이상스러운 행동이었다.

그렇게 먹다가 미안한지 마지못해 하며 하는 권유에 못이겨 내가 빵 한개를 먹는
동안에 그녀는 다섯개를 다 먹어 치우는 것이다.

그리고 일방적인듯한 그녀의 말이 끝나고, 소위 상담을 마친 후 그녀는
남은 빵 한 봉지를 주섬주섬 자기 가방에 챙겨넣고 훵하니 나가는 것이 아닌가?

어쩌면 그녀가 한 이야기를 빼고 여기까지만 말한다면 참으로 황당한
방문자가 아닐 수 없었고 나야말로 이상한 사람꼴이 되어서 그녀의
뒷모습만 바라보는 닭 좇던 개와 같은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녀가 저 멀리 골목길을 돌아나갈 때까지 그녀를
배웅하고 있었다. 그녀가 내게 들려준 그의 이야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참으로 기막힌 사연이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참으로 귀를 기우려 경청하지 않으면 알아 들을 수
없었는데 그것은 시원치 않은 그의 발음 때문이었고 또 왔다갔다하는
횡설수설적인 그의 설명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도 그것을 알았고 그래서 그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녀에게는 사람이 일생에 한번 당할까 말까하는 대형 사건이 세번
있었다는 것이다.

그 첫번째가 고등학생 때 단지 교회에 나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작은 오빠가 휘두른 칼에 배를 찔려 급히 병원으로 후송되어 대
수술을 받아 마음에 큰 상처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 후 치른 수능 시험의 점수가 잘 안나왔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맞아서 머리가 터져 병원으로 후송되어 봉합 수술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유치원 교사로 있으면서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뒤에서
달려든 트럭에 부딪혀 목뼈가 부러지고 팔다리가 부러지고 머리
수술까지 해서 거반 죽은 몸이었는데 6개월간 병원 신세를 지고 근
일년을 통원 치료를 해서 회복된 게 지금이라는 것이다.

뇌를 수술하였으니 이전과 같지 않고 언어 구사나 발음까지도
시원찮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에게 있어서 그보다 더 큰 문제는 현실이었다.
지금 집에는 부모와 큰 오빠 가족, 작은 오빠 가족이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막노동을 해서 벌어 먹고 산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작은 오빠가 사업이랍시고 하다가 카드 빚을 2억 5천을
져서 어쩌다 보니 가족 모두가 신용 불량자가 되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게다가 참을 수 없는 것은 자기보다 5살 아래인 작은 오빠 부인이
자기를 구박한다는 것이었다.
어쩌다 큰 오빠가 주는 작은 용돈으로 28살의 처녀 유지비로 쓸려니
얼굴에 크림 하나 제대로 바를 수 없다는 것이다.

"저는 어떻게 하여야 합니까?"
내가 무엇이라고 대답하겠는가. 기막힌 이 여자의 아픔을 어떻게
해결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나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아니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참으로 난감한 나에게 그녀는 탈출구를 열어 주었다.

거기까지 말한 그녀는 주섬주섬 먹다 남은 빵 한 봉지를 그의 가방에
집어넣고 "안녕히 계세요"하고는 훵하니 일어서 나가는 것이 아닌가.

나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이 방문자를 보내면서 그녀가 길 모퉁이를
돌아설 때까지 지켜 보고 있었다.

그리고 비로소 입을 열어 하늘에 대고 소리 질렀다.
"하나님! 저 여인에게는 도대체 탈출구가 없다는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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