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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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비망록
박해옥
요 며칠
밤 낮을 안 가리고 바람이 깽판을 치더니
벚나무들 휑한 정수리가 안쓰럽다
한 철은 꽃 축포로 세상 울음 달래고
한 철은 초록초록 세를 늘여 득의만만하더니
그새 마른 얼굴 부비며 한 소리 남기신다
철고랑을 채워놔도 세월은 가는 법
사는 일이란 일성일쇠라
어깨에 힘주고 턱질 할 것도 없고
눈꼬리 치뜨고 안달 떨 일도 아니지
젖었다 말랐다 소절소절 살다보면
청푸르던 잎새도 덧없이 지는 게 생인 것을
작업을 마친 무리들 간만에 잠잠한데
한마디 항변 없이 욕심을 내려 놓는
가을 성자들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벚나무 휑한 정수리와 마주치는 눈, 눈과 눈이 서로를 만지는 시간이, 가을인 듯 합니다.
붉은 단풍도 눈에 넣으시고 가끔은 티 없이 맑은 하늘도 아이처럼 눈에 적시길요,
내려 놓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섬에 와서 알겠더군요,
늘 건안하시고, 유쾌하고, 아름다운 시간 속으로 걸어가시길요,
임기정님의 댓글

요 며칠새 겨울이 가을을 휙 하고 끌고 갔나봅니다
저녁 산책하는데 귀때기가 얼얼하여 얼른 들어왔습니다
가을은 잠시 떠나 내년이면 오지만
물들어가는 가을 같은 나이는
박해옥 시인님 참으로 오랫만에 반가운 시 들고오셔서
기쁨 열배입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옥필하십시요
박해옥님의 댓글

서피랑님 그 곳 섬에는 오늘 바람이 많이 불겠어요
올가을도 아쉬움을 남기고 지고 있습니다
가로수 휑한 정수리가 내 모습 같아서
청승 맞아 보이네요
감기 조심 하시고 겨울 준비 테세^^*
박해옥님의 댓글

가을 같은 나이
기정님도 한 마디 남겼어요
기정님 얼굴의 좋아서 마음이 참 좋았답니다
갑자기 날씨가 쌩 한데요
감기 조심 하시고
건강한 겨울 나시길^^*
김용두님의 댓글

가을에 멋진 사유를 풀어 놓으셨습니다.^^
나이 먹으면 더 깊어지고
비워지고 아름다워져야 하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저는^^
시 한 편으로 마음을 정화하고 갑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박해옥 시인님^^
건안하시고 늘 행복하십시요.
장남제님의 댓글

한 소절 한 소절
따복따복 기워오신 삶이 엿보입니다
박시인님
안녕하시지요?
저 낙엽은
이 세상 어딘가를 깁기위해서
저리도 급히 떠나는 것이겠지요.
허영숙님의 댓글

가을은 성자가 맞는 것 같습니다
사람을 숙연하게 하니까요 ^^
이시향님의 댓글

늦가을 끝을 부여잡은
벚나무 잎을 봅니다
힘들어도
저렇게 곱게 늙어 가고싶다고
생각해보는 주일입니다
박해옥님의 댓글

김용두시인님 부족한 글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어느새 가을은 팽 달아나고
윗쪽엔 눈이 왔다지요
건강한 겨울을 나시길 바랍니다
박해옥님의 댓글

장시인님 댓글을 읽으니 조금 힘이 나는 데요
사실 의기소침 해져서 글도 못 쓰고 그러잖아요
용기를 내 봐야겠어요
다녀가심에 감사드리고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박해옥님의 댓글

영숙님 가을 타나 보네요
가을을 숙연하다 하니..
올 가을은 유달히 빨리 지고 말았어요
감기 조오심^^
박해옥님의 댓글

시향님 벚나무 단풍이 넘 곱지요
가을은 이제 멀어져 가고
눈이나 한 바탕 오시었으면
우리 겨울을 기다려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