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4월은 잔인한 달 /T.S. Eliot (장승규 역) : 왜?...>여기부터 새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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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ste Land /T.S. Eliot 황무지/T.S 엘리엇
April is the cruellest month, breeding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워내고
Memory and desire, stirring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Dull roots with spring rain. 기진한 뿌리들을 봄비로 휘젓는
T.S. Eliot의 "The Waste Land" 중, 제1장 "The Burial of the Dead"(죽은자들의 매장) 첫 소절이다.
왜 시인은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
그 이유는 3가지. 도취법을 사용하였고, breeding/mixing/stirring으로 각운을 맞춘다.
때는 1922년, 1차세계대전이 끝난 즈음이다.
그 첫 번째가
동토에서 라일락을 피워내는 데, 왜 잔인하다는 걸까?
라일락은 마침 4월에, 잎없이 꽃이 먼저 핀다. 게다가 향기가 온 마을을 자극한다.
죽은자들을 매장한 땅(the dead land)에는 아직 슬픔이 가득한데,
그 슬픈 땅에 이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는 4월이 잔인하다는 것이다
그 두 번째가
기억과 욕망을 섞는데, 왜 잔인하다는 걸까?
어떤 기억이고, 어떤 욕망일까?
죽은자들을 묻던 슬픈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새싹 틔우고, 꽃 피우고, 열매 맺고 싶은 욕망을 섞는
즉, 이 죽음의 기억에 삶의 욕망을 섞는 4월이 잔인하다는 것이다
그 세 번째가
축 처진 뿌리들을 봄비로 적시는데, 왜 잔인하다는 걸까?
혹독한 시절을 살아내느라 탈진상태에 있는 뿌리들(즉, 사람들)에게 봄비를 불러다 뒤흔드는
즉, 기진한 뿌리들에게 일어나라고 재촉하는 4월이 잔인하다는 것이다
죽은자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남아공 서재에서 2020.4.20)
댓글목록
이종원님의 댓글

그렇군요
너무 찬란한 햇살이 죽은 자들에게 빨리 깨어나서 활짝 피어보라고 재촉하는 것에 대하여
바람과 눈비도 시샘의 눈빛을 쏟아붓는 것도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코로나19의 강풍에도 피어나야 하는 삶의 현장이 너무 잔인해 보이는 4월인 것 같습니다.
남아공의 4월도 힘드셨지요? 5월엔 보상의 시간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늘 건강하시길 요 장 선생님!!!
장남제님의 댓글

남아공 4월은 Lockdown 이었습니다.
아무리 4월 햇볕이 재촉을 해도
봉쇄 최고 단계인 5단계라
꽃을 피우기는커녕 집 바깥을 나갈 수도 없었네요.
5월은 집 바깥 출입은 되지만,
세상이 아직 많은 게 닫혀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