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전하는 바람의 말 ㅡ정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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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전하는 바람의 말
침묵 속에는 더 많은 소리가 들어 있다
침묵을 모르는 너는
너무 많은 이름을 가졌어
생성과 소멸의 큰 눈으로 방황을 하지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는
푸른 춤사위를 만드는 조련사다
너의 길은 늘 특별한 순간들
직진의 습성이 휘돌아오면
들판은 굽이치는 바다가 된다
초식의 생이란
흔들리고 휘어지고 뿌리가 뽑혀도
무수한 팔을 뻗어
부러지지 않는 세상을 기원하는 것이 전부다
고요는 고요한대로
별들은 내려와 수런수런
안으로 자란 흉터를 끌어안고
못다 쓴 일기를 쓴다
너의 길을 따라가다 울퉁불퉁해진 글씨체
옹이진 매듭을 풀어 가면
마디마다 움트는 꽃순들 웃는 소리
폭풍소리로 쓸려간 곡절이 노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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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정연희 시인님!
시 3편 모두
커뮤니티에 <시선원고>로 올리셨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