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쟁이 ㅡ 정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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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쟁이
비 온 후 둥둥 떠 있는
물에 젖지 않은 글자들
까막눈 노인도 아이도 읽을 수 있는
웅덩이가 키우는 유유한 글자들이다
간혹 두 손으로 재빠르게 뜨면
어쩌다 잡히는 귀한 훈계들
정교한 다리의 각도는
지게의 짐을 버티던 다리와 다리 사이의 각도다
저 생존의 각도,
아버지의 아버지가 버텨 오던 모습
불거진 힘줄의 시간과
무거운 어깨의 힘이 새겨져 있다
떠 있는 것이 아니라
온 힘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물을 누르고 낭랑하게 뛰는
저 찰나의 힘
자식을 떠받치는 다리의 기적
부성의 각도
댓글목록
제어창님의 댓글

딸 아이에게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살아 왔는지 생각해 봅니다
철없는 아버지로 아이에게 등대와 같은 역할도 못하고 살아 온 듯만 해
가끔은 미안하기도 합니다
귀한 시 잘 읽었습니다 정연희 시인님~
정연희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아버지가 생각 날 때마다 꺼내보는 오래된 시랍니다.
창간호라 싣고 싶었어요
장승규님의 댓글

정연희 시인님!
이 3편의 시를 동인 커뮤니티에 올려주세요.
형식은
<시선원고> 시 3편/정연희
사진 및 시인소개
시 3편
이렇게 올려주세요.
무의(無疑)님의 댓글

아버지라는 자리에서
'있는 것이 아니라
버티고 있는'
아버지의 각도를 봅니다.
쨉, 쨉, 훅, 어퍼컷 ~ '정연희스럽다'고 할
시인님의 각도(직조)도 봅니다.
박미숙님의 댓글

가벼운 소금쟁이에게서 느껴지는 이 묵직함. .
나의 아버지를 그리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