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봉 등대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희방봉 등대
/장승규
그는 바다를 사랑했다
갈매기와 친했다
바람과도 친했다
한 생을 꼼짝없이
희망봉 벼랑 끝에 서있는 등대 하나
잘하는 게 별로 없다
한평생
널 지키마던 약속을 지키는 일 말고
그에게 사랑이란
아직도 밤잠을 설치게 벅찬 것이다
한 줄기만 있어도
한 생이 살아질 것 같은
나이를 많이 먹더니
이젠
무얼 먹어도 속이 벅차서
이 한겨울
남은 희망을 모두 먹이로 뿌렸다
갈매기들이 울며 모여들었다
바람도 잉잉 주위를 맴돌았다
그날밤, 등대는
오롯이 한 곳만을 비추고 있었다
(남아공 서재에서 2023.12.31)
추천0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동인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세요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복 많이 받으세요
늘 강건하시길
저 등대, 장시인님 자화상 같습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장승규 시인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시가 가슴 짠하게 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장승규님의 댓글

김진수 시인님, 임기정 시인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