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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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회
병원에 입원했다
큰 병은 아니지만 몇 주 입원해야 한다는 권고에
나이롱 환자 비슷하게
이 방 저 방을 기웃거리던 어느 날
내 책을 머리맡에 둔 연세 지긋한 환자를 보았다
무려 칠 년의 준비 끝에
오백 쪽이 넘는 꽤 두꺼운 책
몇 부 팔리지도 않았는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의 우연한 조우
반가운 마음에 그 방을 들락날락하며 말 붙일 기회만 엿보다
며칠 지나 슬그머니
- 그 책 자주 보세요?
- 아니, 두꺼워 베고 자기 좋아서
- 펼쳐서 보시는 것 같던데
- 잠 안 올 때 보면 금방 잠이 와
- 어떤 놈이 썼는지 고생은 한 것 같은데, 뭔 말인지 도통
그놈이 이놈입니다라는 말이 입에서 뱅뱅
기분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그나마, 고침안면高枕安眠*이 된다니 뭐라도 도움이 되면
감사한 일이지 홀로 위로하다가도
칠년의 세월이 아깝기도 하고, 그러다
퇴원하신다며 선물로 책을 주고 가신다
- 잠 안 올 때 최고여, 베고 자
- 감사합니다
뭐, 그런 거지, (고약한 노인네...)
*高枕安眠 : 근심 없이 편안하게 잘 잠.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ㅎㅎ
입원을 하셨다는데 웃음이 나옵니다.
요즘은 책들을 잘 안 읽는 것 같아요.
우선 나부터 그래요.
눈이 침침해지니까, 유튜브나 볼까말까 정도.ㅎ
그래도 나는
기승 특히 전이 좋네요.ㅎ
'두꺼워 베고자기 좋아서'
특히 건강 조심하세요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저자라고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한 방에 해결 해 주신 노인네..^^
결국 책은 저자에게 되돌아오고
덕분에 저도 책 사용법을 터득하고 푹 자고 그랬습니다.
사는게 뭐, 그런거죠^^
감사합니다
박커스님의 댓글

언젠가는 머리에 베기만해도 정독할 수 있는 날이 올거에요~~^^
건강보중하시길,,,,,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고맙습니다. 박 선생두...건강하고 즐거운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이시향님의 댓글

시의 향기 채널로
7700 여분께 포스팅합니다.
매일 좋은 시 한편 읽을 수 있다면 행복하겠습니다....^^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어이쿠....유명해지겠습니다. 덕분에...^^ 감사합니다.
무의(無疑)님의 댓글

저는 뿔을 보여주려고 애쓰다가 쥐를 잃어버렸는데
샘은 뿔은 따위인 듯합니다.
고스란히
쥐
잘 봤습니다.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무소의 뿔인지...태산명동에 서일필인지...알 수 없지만
결국,
뭐라도 소용이 되는 짓을 했으니
한 바퀴
잘 돌아가겠습니다.
생....
건안하시길..^^
한인애님의 댓글

깊은 사유와 열정으로 글을 쓰시는 작가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얼마나 많은 머리 쥐내림 겪으시는지도 모르고
쉽게 평만 하는 독자들도
있으시겠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좋은 글은 아닙니다만, 한인애 선생님의 댓글이 무척 반갑습니다.
누구나 다 겪는 일인데요..뭐..^^
암튼, 건강하게 좋은 글 오래 쓰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