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더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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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더듬다 / 최정신
언어의 보고寶庫에 과부하가 걸린 이즘 가을보다 서둘러 모 문학지 청탁 메일이 왔다
고작 한 술 밥물도 못 안 칠 책 몇 권이 고료라지만 요기가 동해 거미줄 쳐진 글고를 뒤
적인다
빈 쭉정이 풀석이는 멍석에 낱알 한 톨 건질 게 없다 구레나루 턱선이
오월 다래순 같던 총각 선생, 눈동냥도 알아야 한다는 말매가 생각킨다
고단수 소비자를 사로잡을 재료를 어디서 구하나 현대풍이라는 젊은네를 뒤적인다 정녕,
저 문맥이 모스부호가 아니라면 허랑방탕 까먹은 시간이 무색한 청맹과니다
과거는 뽕짝, 작금은 K팝, 미래는 암호, 어중간한 표절을 해봐야 우스꽝스러운 피에로 뛰뚱
걸음이다 에만 자판을 밀어 던지고 낚을 컨닝 거리를 찾아 마우스커셔를 즐겨찾기에 디민다
모든 시련이 다 꽃이 될 리 만무지만 세월의 썰물이 훑고 간 마른 계곡에서 눈부신 비늘
퍼덕이는 육질을 건져낼 재간이 없어 포기하고 만다
귀 닳은 반닫지 속 한물간 연애편지처럼 촌티 나는 너스레나 어루만지는 하얀 밤이다
댓글목록
강태승님의 댓글

창작의 난해 -선생님의 적막한? 쓸쓸함의
잎사귀 하나를, 가을에 물들이면서 갑니다 ㅎ
+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로맨시스트로
가을 잎사귀를 놓고 가셨네요 ㅎ
늙지 마시고 건재하시길...
박용님의 댓글

너스레가 한 편 시가 됐네요. ㅎ~ 그저 하던 대로 하는게 우리 정서에 맞을 거요.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너스레 맞아요.
우리 정서...그렇죠.
꼭, 늙지 마세요^^*
산저기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어둠을 더듬이며 월척 하나 건져야 하는데
입질마저 하지 않아 남이 잡은 곳에서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환절기 건행하십시오 최정신 시인님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어둠에 들면 월척이 안 잡혀요 ㅎ
오영록님의 댓글

너스레에 가을깊어지듯
덩달아 깊어집니다.
건강하시고요..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오샘도 더 깊게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