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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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밤
/장 승규
한여름 어스름에 뒷뜰에 나갔더니
발 아래 다짜고짜 굴러떨어지는
너도밤 한 송이
아직 푸른 빛이다
어느 층 가지인지
이 설익은 반항을 당장 제자리에 올려놓고 싶다
내 발 아래가 아니라
새 삶의 첫날이어야 하니까
나도 한 때 그랬다
삶의 의미를 찾아 다녔다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
한 나절 뜨겁게 밀어올리던 둥근 해
다시금 굴러떨어진 뒷뜰에
이제 나는
제법 가시 돋은 나도밤 한 송이
삶은 그 자체가 반항이다
살아온 만큼 다시 돌아가야 하는 길이기에, 온 그 길 말고
이 생은 여기부터
'나답게' 살아가고 싶으니까
(남아공 서재에서 2023.01.17)
댓글목록
鵲巢님의 댓글

날씨가 많이 풀린 듯합니다. 선생님 여기는 요.
1월이고 대한이 내일입니다. 예전보다는
씨앗처럼 뭔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고 해야하는데
요즘들어 막막하네예....늘 건강하시고요. 선생님
장승규님의 댓글

작소님
여기는 한여름입니다.
작소님의 그 언덕배기에 까페가 생각납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저도 설익은 밤송이처럼
까까머리인 적 있었지요
시인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서피랑님의 댓글

저도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조금은 알 것 같은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
건안하십시오~
장승규님의 댓글

임시인님! 서피랑님!
다녀가신 흔적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김용두님의 댓글

어려운 주제를 쉽게 풀어 내셨습니다.
한 때 설익은 반항을 저도 해 보았습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