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인력 식구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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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52회 작성일 23-06-30 04:09본문
모란인력 식구 되기 / 정두섭
쫄딱
방을 더 줄일 수 없어 넓히려고 박는 못에
주렁주렁 걸리기 싫어 철없는 못은 운다
세상에 못에 철이 없다니, 잘 못 박고 있는 걸까
인형 뽑기
공중의 크레인이 한 사내 뽑아 든다
가던 눈 멈칫하고 일대가 조용하다
추락과 안착 사이에 모란인력 문이 있다
왕년
공치고 답답한 속 전봇대 아래 한 사발
끝 간 데 없는 한 줄 허공 낮술 취한 까치 까치
앞날이 노랗다 노래, 괜히 맞은 아이 울음
부의
이름 석 자 휘갈겼다가 나도 나를 잘 몰라서
‘모란인력 잡부 정 씨’ 아닌 것만 같아서
‘석남동 잡부 대머리 정 씨’를 공손히 내밀었다
함바
일대의 땟국물들 그림자 벗고 앉아
목덜미 어루핥는 그늘을 여축한다
남기면 벌금 오천 원, 장식은 오직 저뿐
* 정음시조 5호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너무 좋아서
일대가 갑자기 조용합니다.
부의를 무의로 읽을 뻔 했습니다.ㅎ
자주 자주 오이소.
기대됩니다.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급인력이 잡부라시면 어쩐데요?
읽어 마음이 편합니다.
함바.
7080으로 돌아가는 시간입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는 이래야지
하는 마음으로 읽습니다.
이런 좋은 시를 자주 못 읽는 것이 아쉽네요
가을에는 자주 좀 올려주시면
말라버린 시심의 샘을 파는데 도움이 될 듯 합니다